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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끝없는 추락..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



▲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홍원식 회장.(사진=연합뉴스)
▲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홍원식 회장.(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이 끝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 같은 흔들림에 "어떻게 저 정도로 흔들거리나"란 생각으로 의아하다는 시각과 함께 더불어 업계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양유업 홍원식(71) 회장은 4일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 이후 대국민 사과를 했고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논현동 본사 3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 같이 입장 표명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회장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공 기업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회사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 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적극적인 자세로 사과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도 회삿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의혹으로 보직 해임된 상태이며 이광범 대표도 불가리스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남양유업의 이 같은 행보에 업계 판도 변화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의 라이벌은 매일유업이다. 두 회사는 분유와 우유 시장에서 격돌했고 수십년간 남양유업이 우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사건 이후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제쳤고 그 차이를 벌려나갔다. 이 사건으로 남양유업은 동력을 잃었고 신사업도 활기를 띠지 못했다.

갑질 사태 전인 2012년만해도 남양유업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650억원이었고 매일유업은 이보다 낮은 1조723억원이었다. 그러나 2019년 매출은 1조원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해 라이벌 매일유업의 매출은 1조3932억원이었다. 수익성 부분을 보면, 같은해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4억원이었고 매일유업은 852억원이었다. 2020년 남양유업 매출은 11년만에 1조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수백억원의 영업손실(-681억)까지 났다.

남양유업의 이 같은 곤두박질에 경쟁사인 매일유업이 득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양사의 경쟁을 볼 수 있는 부분으로 남양유업은 지난 해 10월 홍보대행사 직원을 동원, 매일유업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달게 한 혐의(명예훼손)로 홍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 6명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우유 판매 부분에서만 봐도 타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국내 우유시장에서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외에 서울우유, 빙그레, 동원F&B 등이 경쟁하고 있다. 빅4에는 서울우유, 남양유업, 빙그레, 매일유업이 들어가며 동원F&B도 뒤를 따르고 있다. 작년 상반기만 보면, 서울우유가 40.7%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빙그레 12.8%, 매일유업은 12.5%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 남양유업은 13.2%였는데, 이 회사의 곤두박질로 타 업체들의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남양유업의 이 같은 추락에 대해 터질것이 터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남양유업이 코스피 상장사이나 외부 견제가 없다. 지배구조도 패쇄적이다. 남양유업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홍 회장 가족이다. 홍 회장은 2003년 회장에 취임했고 총수이자 사내이사로 줄곧 회사 경영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남양유업이 독단적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