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보증금 등 노후에 긴급하게 목돈이 필요해 국민연금에 손을 내밀어 빌려 쓴 60세 이상 수급자가 10년간 8만5000명을 훨씬 넘으며, 대출금액도 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민연금공단의 '노후 긴급자금(실버론) 대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 5월 처음 도입된 노후 긴급자금대부 제도 이용 수급자는 2022년 현재까지 8만5723명에 달했다.
이들이 이 기간 빌린 긴급자금액은 4409억6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버론은 국민연금공단이 만 60세 이상 수급자에게 저리로 대부해줌으로써 노후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기여하려는 취지로 시행했다.
신청 후 하루 이틀 사이에 빌릴 수 있고 시중보다 이자율이 낮은 등 대출 조건이 좋고 편리해 인기가 많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이 2022년 하반기에 노후 긴급자금대부 제도 이용자 682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87.7%(598명)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빠른 대출(39.1%), 낮은 이자(25.4%), 연금 공제 등 편리한 상환(13.6%), 간편한 대부 절차(11.9%) 등을 꼽았다.
다만 실버론의 대출 용도는 전월세 자금, 의료비, 배우자 장제비, 재해복구비 등 긴급생활안정자금으로 제한돼 있다.
자신이 받는 연간 연금 수령액의 2배 이내(최대 1000만원)에서 실제 필요한 금액을 빌릴 수 있다.
실버론의 이자율은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을 바탕으로 분기별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올해 2분기 이자율은 3.48%이다.
최대 5년 원금 균등분할 방식으로 갚되, 거치기간 1∼2년을 선택하면 최장 7년 안에 상환하면 된다.
2012∼2022년 기간 실버론 용도는 대출금액 기준으로 전월세 자금이 71.4%(3127억3200만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 노인가구 상당수가 부족한 전월세 보증금을 충당하려고 노후 연금을 당겨서 쓴 셈이다.
이어 의료비 26.5%(1167억700만원), 배우자 장제비 1.7%(74억3700만원), 재해복구비 0.5%(20억8600만원)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