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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기 개선세 다소 미약…고금리에 내수회복세 아직"

최근 우리 경제가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진단했다.

고금리로 내수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DI는 8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이같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평가했다.

그간 내수 부진에도 수출 회복세가 이끌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한 데서 표현이 약해졌다.

최근 발표된 5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들이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경기 상승으로 반도체의 수출과 생산은 호조세를 지속했으며 수출과 내수의 경기 격차가 기업심리에도 반영되어, 수출기업의 업황 전망은 점차 개선되는 반면, 내수기업의 업황 전망은 낮은 수준에서 정체됐다.

5월 전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3.3%)보다 2.2% 늘며 증가세가 축소됐다. 전월과 비교하면 0.7% 감소했다.

광공업생산(3.5%)은 반도체(18.1%)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1.9%)와 전기장비(-18.0%)의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제조업 출하(0.2%)가 자동차(-4.0%)와 전기장비(-20.6%)를 중심으로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 재고율(110.9%)은 소폭 상승하는 등 제조업 회복세도 다소 완만해진 모습이다.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광공업(-1.2%), 서비스업(-0.5%), 건설업(-4.6%) 생산이 모두 감소했다.

제조업 수출출하(7.4% → 1.3%)의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내수출하(1.0% → -0.9%)는 내수 부진이 반영되면서 감소로 전환했다.

상품소비는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폭이 확대되며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지난 5월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3.1% 줄어, 전월(-2.2%)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경상금액 기준으로 소매판매액(-0.4%) 중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은 6.7% 증가하였으나, 비중이 큰 오프라인 거래액은 2.8%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 중 소비와 밀접한 도소매업(-1.4%)과 숙박·음식점업(-0.9%)도 내림세를 지속하며 소비 부진을 시사했다.

반면 국민 출국자 수가 34.8% 증가하고, 대외 여행지급(원화금액 기준)도 7.8%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해외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 역시 고금리 영향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5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작년 동월(-2.2%) 대비 5.1% 급감했다.

건설투자도 부진하다. 5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부문의 부진에 기인해 전월(-0.1%)보다 낮은 -3.8% 감소율을 기록했다.

높은 건설비용 등으로 선행지표의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단시일 안에 건설 투자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건축허가면적(-27.3%)은 높은 공사 및 금융 비용 등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건설수주(-35.4%)가 대폭 감소였으며, 계절조정 기준(10.5조원)으로도 최근 1년 평균(14.3조원)을 크게 밑돌았다.

경기
[연합뉴스 제공]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5월 생산지표는 다소 조정됐다.

6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로 전월(11.5%)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5.1%를 기록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12.4%로 전월(9.0%)보다 높았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변동성이 높은 선박은 35.1% 감소했으며 IT 품목 54.6% 올랐다.

수출 회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확대되며 무역수지는 48.6억달러에서 80.0억달러로 흑자폭은 확대됐다.

서비스업의 둔화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건설업도 위축되며 고용 증가세가 완만하게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KDI는 말했다.

5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8만 명으로 전월(26만1천명)보다 크게 축소되었으나, 고용 여건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은 아닌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0.9를 기록하며 장기평균(100) 수준에서 횡보했다.

물가상승세가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하고 있으며, 고용 여건도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조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KDI는 말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2.4% 오르며 전월(2.7%)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KDI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근원물가 상승세(2.2%)가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하였으며, 농산물, 석유류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품목에서 고물가 현상이 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