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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젤렌스키 독재자…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라 잃을 것"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하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2022년 침공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이례적으로 비판하며 유럽 내 미국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러시아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 없이 집권한 독재자라 칭하며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국가가 잃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드리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누구도 자국에 굴복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비하 장관은 X에서 “우리는 우리의 생존권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5년 임기는 2024년에 끝날 예정이었지만 지난 2022년 2월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대통령 및 의회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

트럼프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
[AFP/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3년 전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을 우크라이나가 결코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19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은 웨스트윙 집무실에서 “젤렌스키가 대중 매체에서 대통령을 비방함으로써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 대통령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행정부를 다루는 끔찍한 방법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약 20%를 점령했으며 꾸준히 동부에서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으로 인한 실존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 군사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행동을 제국주의적 토지 강탈이라고 비판한다.

우크라이나 지도자는 자신의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러시아의 허위 정보이며 그를 교체하려는 어떤 시도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TV에서 “우리는 이 수치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논의되고 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허위 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2월 초에 실시된 키예프 국제 사회학 연구소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57%가 젤렌스키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젤렌스키가 정식으로 치러진 선거를 거쳐 대통령에 취임했다”라며 "누가 전쟁을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두자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제공]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부르는 것은 거짓이고 위험하다”고 말했다고 독일 신문 슈피겔이 보도했다.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동료 공화당 의원들 중 일부는 젤렌스키가 독재자이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오랜 지지자인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위해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는 데는 그쳤다.

유럽 관리들은 최근 며칠 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충격을 받고 당황하고 있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급히 마련한 파리에서 열린 두 번째 유럽 정상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유럽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지만 구체적인 결정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월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과 케이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다른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크 루테 나토 사무총장, 마크롱 대통령, 스타머 총리와 함께 안보 보장의 중요성을 포함해 평화 정착을 위한 접근법을 논의했다.

스타머 총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로서 젤렌스키를 지지하며 전시 중 선거를 중단하는 것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고 스타머의 사무실은 수요일 밝혔다.

미국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는 키예프에 도착하면서 “안전 보장의 필요성을 이해한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임무 중 일부는 앉아서 듣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7개 회원국인 유럽 연합은 수요일에 제재 된 러시아 석유를 운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루미늄과 선박을 포함하여 러시아에 대한 16번째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