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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킹콩을 들다’ 안용준, ‘가만히 서있으면 NG?’ ①

2009년 상반기 기대작 '킹콩을 들다' 촬영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탤런트 안용준. 전라남도 보성 촬영지에서 막 서울로 올라온 그가 매니저에게 끌려(?) 안국동의 한 카페로 들어섰다.

밤샘 촬영을 했다는 안용준은 약간은 초췌해진 모습이었지만 어떻게 영화 '킹콩을 들다'에 캐스팅 됐냐는 질문에 금새 미소를 지으며 "박건용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시자마자 저에게 보내주셨다"고 답했다.

"감독님을 제가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친한 형의 도움으로 만나게 됐는데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진 분이에요. 외국에서 공부하시다 돌아오셔서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출연하겠다고 했죠."

안용준이 맡은 인호 역은 '키도 크고 잘생긴', 게다가 공부도 잘하는 학생으로 그 지역 여학생들이 모두 다 아는 일명 '꽃보다 남자'의 F4 같은 역할이라고.

완벽한 역할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며 안용준은 "처음에 영화 찍기 시작할 때 저는 가만히 서있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감독님이 NG라고 하시는 거예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대본에는 키가 큰 인호라고 써있는데 넌 키가 작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대본에는 '키카 크고 잘생긴 인호'라는 말이 여기저기 써있어요"라고 고충(?)을 밝혔다.

안용준은 "인호와 저는 다른 점이 많다"며 "영화 속에서는 중·고등학생 신분이어서 실제 나이와는 약 6살 정도 차이가 날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용준은 "저는 지극히 현실적이거든요"라며 "그래서 평범함 속에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그런 작품이 좋아요"라고 말하면서 영화 '킹콩을 들다'에 애착을 드러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래서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가장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물어보자 안용준은 조금의 고민 없이 드라마 '경성스캔들'에서 자신이 맡았던 강인호 역을 택했다. "잘하는 연기와 해보고 싶은 역은 좀 다른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감정 기복도 크고 우울한 면이 있어 섬세한 연기가 필요한 그런 역이요. 자신만의 생각이 있는 그런 캐릭터가 좋더라고요"

지금까지 가장 즐겁게 했던 연기는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에서 엄정화 동생이었던 '최수혁'이라고.

안용준은 "최수혁 역은 평소 제 모습 그대로였어요. 감독님께서도 대본 주시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애드립 해보라', '상황 하나만 줄 테니 네가 알아서 대본을 써보라' 말하시더라고요"라며 웃음 지었다.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 극단에서 먼저 연기를 시작했다는 안용준은 "류승범 선배님과 조승우 선배님을 가장 존경해요"라고 롤모델을 밝혔다.

안용준은 자신처럼 연극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류승범을 보며 부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배우 조승우에 대해서 안용준은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놀랍다고 표현했다.

조승우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함께 연기한 적 있는 안용준은 "조승우 씨는 스크린에서보다 무대위에서 보면 정말 놀라워요. 어떻게 사람이 저 정도의 에너지를 낼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거든요. 리허설 중에는 동선이나 표정과 동작을 연습하면서 다 안보여 주시는데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가기만 하면 돌변하시는 거예요. 정말 부럽더라고요"라고 여기에 대한 진지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