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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연일 흔들…바닥 뚫는 증시, 지붕 뚫는 환율

원/달러 환율이 23일 1,30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이날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가, 원화, 채권이 일제히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 코스피 장중 2,300선 위협…"개인 수급 불안에 변동성 확대"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49포인트(1.22%) 내린 2,314.32에 장을 마쳤다. 종가는 2020년 11월 2일의 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5.03포인트(0.21%) 오른 2,347.84로 개장한 후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장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 2,361.23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2,306.48까지 낙폭을 키워 전날 기록한 연저점(2,342.81)도 새로 썼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천722억원, 2천95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코스피 매도 우위를 유지했다.

기관은 9천2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공격적인 긴축에 나선 이후 불거진 경기 침체 공포에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다.

이 와중에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축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경기 침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재부각됐다.

설상가상으로 원화 약세 심화가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1,3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1,300원을 넘는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이달 들어 대체로 매수 우위를 보인 개인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반대매매 물량도 대거 쏟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지수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하며 원화 약세가 지속됐다"며 "미국 증시가 경기 불안 심리 지속으로 하락 마감한 점도 부담이었으며, 개인 수급 불안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특별한 이슈성 재료에 따른 반응보다는 수급 요인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오늘은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와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식 시장 `
[연합뉴스 제공]

▲ 코스닥 연일 4% 이상 하락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58포인트(4.36%) 급락한 714.38에 마감하며 전날(-4.03%)에 이어 이틀 연속 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종가는 2020년 6월 15일의 693.15 이후 최저치이자 연저점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0.53포인트(0.07%) 오른 747.49로 출발했으나 곧 하락 전환해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640억원, 1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72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번 주 들어 안전자산 선호에 하락세를 보인 국고채 금리는 아시아 시장의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연동해 반등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08%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726%로 4.4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6.2bp 상승, 6.7bp 상승으로 연 3.769%, 연 3.554%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