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USA투데이를 비롯해 여러 인쇄매체를 운영하는 가네트 미디어그룹은 모든 직원에게 다음 달 말까지 1주일 무급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애리조나주립대도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올해 중반까지 교직원에게 9일에서 15일까지 무급휴가를 가도록 통보했다. 언론사와 대학뿐만이 아니라 주 경찰이나 공무원들도 어쩔 수 없이 무급휴가를 가야 할 처지가 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5일 이러한 "강제 무급휴가가 미국의 새로운 해고방식"이라고 보도했다.
강제 무급휴가는 원래 광업이나 자동차제조업같이 경기를 많이 타는 블루칼라 업계에서 많이 시행됐으나,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화이트칼라 인력에도 이러한 휴가가 도입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데니스 호프만 애리조나주립대 경제학교수는 오는 7월까지 15일간 무급휴가를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사람들이 해고될 위험이 적다는 이유에서 무급휴가에 큰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프만 교수는 무급휴가에 따른 봉급삭감을 불평하지 않았다. 학교 경비를 줄이려고 동료 교직원이 해고되는 것보다 봉급 삭감이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네트 사의 경력 20년차의 기자는 "동료가 쫓겨나는 상황보다는 무급휴가를 가는 쪽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러 기관과 기업이 직원들을 생각해서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장 빠르게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코넬대의 프란신 블라우 교수는 "경제적 압박을 받는 기업 입장에서 (무급휴가는) 상대적으로 빨리 취할 수 있는 조치"라면서 "반면 해고를 단행하기까지는 수개월 아니면 심지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급휴가를 실시한다고 해서 앞으로 해고가 없다고 보장할 수 없다. 가네트 그룹은 지난해 무급휴가에 이어 약 3천 명을 감원했다.
블라우 교수는 무급휴가가 기업주로 하여금 장차 인원감축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 경제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경영 실험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