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은 1,170원대로 추정되며 올해 4분기부터 이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7일 발표한 '하반기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 외환수급, 수출입, 물가 등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은 1,170원대로 추정된다"며 "이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도 환율 하락 압력이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상수지 및 자본수지 개선에 힘입어 추세적으로 원·달러 환율도 추세적으로 하향 안정되겠지만, 국제금융 불안 및 실물경제 침체 등으로 말미암아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국제신용경색과 대외부채 상환능력, 경상흑자 지속 여부 등의 위험 요인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은 4분기부터 적정환율로 회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KIEP의 예상치는 주요 국제 금융기관들이 내놓은 예상치와 비슷하다. 4분기 전망치를 보면 뱅크어브어메리카(BoA)와 JP모건, 도이치뱅크, HSBC가 모두 1,200원, 모건 스탠리 1,250원, BNP파리바 1,180원, 스탠다드 차타드 1,150원 등이었다.
또 KIEP는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은 3월2일 1,570원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7월2일 현재 1,269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환율 하락 속도가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수출기업의 수익성 하락과 무역흑자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제 금융시장에 대해서 KIEP는 "올 상반기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 노력과 각국 정부의 대대적인 금융시장자금 지원 등에 힘입어 '위기' 상태는 일단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위험 요인이 많이 사라졌지만 올해 말까지는 실물경기의 불안요인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경우 "높은 대외개방도와 변동환율제로 인해 외화유동성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위기가 사라진 후에도 구조적인 문제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KIEP는 "출구전략이 회자되고 각국 재정적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추가 유동성 공급이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경기 회복 정도가 미미하고 물가상승률도 낮을 것으로 예상돼 연내에 통화정책 방향이 긴축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KIEP는 주식시장에 대해서 "세계 각국의 주가지수는 3월 이후 비교적 큰 상승세를 보였다"며 "앞으로 주가지수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혼조를 보이고 있어 상승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의 경우에는 "상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달러화에 대한 대체 투자처로서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하반기엔 경기 회복 기대가 뚜렷하지 않다면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난 7월 초에 작년말 대비 92% 상승했으나 현재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원유 수급,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 경기 등을 고려한 하반기 두바이 유가의 추정치는 배럴당 70달러대 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