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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이후 코스피 전망은?

1,700선을 터치한 코스피가 그간의 상승기세와 같이 빠른 속도로 오름세를 지속할지 아니면 숨고르기를 거치며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에서 우리 주식시장이나 대표기업들의 입지가 이전과 달라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여전한 매력을 느끼는 만큼 내리막길을 걷기보다 조금씩이라도 더 높은 봉우리를 향해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파이낸셜타임즈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편입 첫날인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 856억 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며 12거래일째 순매수 행진 중이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수우위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낙관적 견해의 첫번째 배경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지난해 순매도 금액 33조 원의 70% 가량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증시가 기존의 선진국 증시를 대체할 매력적 시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공산이 크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주형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에서 기관이나 개인보다 외국인이 느끼는 체감지수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생겨난 '달러 캐리 트레이딩' 자금이 주식으로 대표되는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점은 외국인 매수 우위가 유지될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설명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 편입 종목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990년 이후 평균 표준편차의 1배 수준을 넘어섰고, 이는 현재 주가 수준이 유동성 중심의 머니게임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외국인들이 '변심'했을 때 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들은 이날까지도 꾸준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17일과 18일에 전기전자와 금융 업종에서 각각 5천 500억여원과 2천 500억여원의 순매수를 기록한데 비해 이날은 운수장비와 통신업종에 각각 543억 원과 255억 원어치씩 순매수하는 비교적으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코스피 지수가 1,700에 도달하면서 더 커진 펀드 환매 압력이 기관투자자들의 매도를 통해서 지수 하락시키는 악재라는 점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순유출이 본격화된 지난 4월 이후 지난 17일까지의 순유출 규모는 5조 3천955억 원에 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올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유지되는 업종이나 종목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유입되고, 그에 따라 전체 시장 역시 약간의 기복을 보일지라도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체적 그림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는 급격하게 변하기보다 일정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팀장은 "외국인 매수가 1천억원대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서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기간조정을 받은 만큼 지속적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