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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쓰레기의 23%를 음식물 찌꺼기로 배출하는 한국인들에게, 세계 기아 인구가 10억 명에 달한다는 소식은 참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은 이 시대 우리가 당면한 현재적 사실이며 함께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다.
세계 최대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제 7대 사무총장 아이린 칸(Irene Khan)이 전 세계 빈곤문제를 고발함과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담은 「들리지 않는 진실」을 출간했다. 아이린 칸 사무총장은 방글라데시 출신의 인권활동가로 30년간 세계 곳곳의 빈곤현장과 인권유린현장을 누볐으며, 유엔 난민기구(UNHCR)에서 약 20년간 근무했다.
그녀는 현장에서 만난 기구한 이야기들을 책에 담았다.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했으나 경찰서에 신고하러 가기 위한 차비가 없어 결국은 맞아죽었다는 남아공 어느 여인의 슬픈 이야기, 전쟁과 내전으로 모든 것을 빼앗긴 난민들의 현실, 차별과 배척으로 인해 빈곤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소수자들의 상황, 최악의 주거환경에서조차 쫓겨나야 하는 슬럼주민들의 암울한 운명, 빈곤과 폭력의 이중고에 고통 받는 여성들의 실상 등이다.
그리고 그녀는 현장의 이야기들을 통해 빈곤문제와 인권문제가 너무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빈곤을 물질적 결핍이라는 현상으로만 파악하고, 외국원조와 결부된 경제성장을 통해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의 경제론적 접근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그녀는 경제적 분석이 빈곤의 본질과 전체적인 그림을 포착할 수 없고, 경제적 해법만으로는 빈곤을 종식시킬 수 없다고 주장한다.
세계에 들려야만 하는 진실을 담은 책 「들리지 않는 진실」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상 최악의 인권위기, 왜 ‘제 목소리 내기’가 중요한가, 차별로부터의 자유-배척의 종식, 공포 속의 삶-권리 지키기, 빈곤의 늪, 의미 없는 희생-안전한 산모의 권리, 지구촌 슬럼문제-도시주민으로서의 권리, 물질만능시대, 사라진 인권, 권리의 주장-빈곤퇴치를 위한 합법적 권한부여,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위한 캠페인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아이린 칸(Irene Khan)은 방글라데시인 동파키스탄의 다카에서 태어나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으로 야기된 인권침해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겪으면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한 그녀는 십대에 방글라데시를 떠나 북아일랜드에서 공부했고 영국 빅토리아 대학과 미국 하버드 대학 로스쿨에 진학하여 법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국제개발 NGO와 국제변호사협회의 인권활동가로 활동하다가 1980년부터 유엔 난민기구(UNHCR)에서 약 20년간 근무했다. 2001년 8월 세계에서 최초로 여성으로서 아시아계로서 무슬림으로서 국제엠네스티 일곱번째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었다. 출판사 바오밥 ㅣ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