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 구단이 선수들과 연봉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있다.
각 구단들은 연봉이 낮은 선수들과 계약은 대부분 마친 상태이지만 몸값 높은 에이스급 선수들과의 협상에서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KIA의 연봉 협상이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최희섭과 KIA 간의 연봉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협상 과정은 다소 순탄치 못하고 있다.
윤기두 KIA 운영팀장은 24일 포항에 마련된 KIA 개인훈련장에 직접 찾아가 아직 연봉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최희섭, 김상현, 나지완, 이현곤 등과 함께 모여 재협상을 펼칠 계획이다.
1차 협상 때 의견차가 커 마음이 상했던 최희섭은 현재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22일 포항 캠프에 합류했다. 구단도 1차 때 제시했던 연봉 3억 5,000만 원에서 인상된 금액을 제시하며 합의점을 찾아갈 계획이다.
올 시즌 홈런왕을 차지한 김상현은 구단과의 금액 차가 크게 나지 않아 연봉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2009 시즌 때 5,200만 원을 받은 김상현은 류현진(한화)이 2007년에 세운 역대 최고 인상률 400%(1억원)에 도전한다.
한국시리즈 준 우승팀인 SK는 김광현, 정근우, 나주환, 송은범, 박재상 등과 협상을 펼치고 있다. SK의 에이스 김광현은 이번 시즌에서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인 165%(1억 3,000만 원)를 기록하고 있고 올 시즌 12승2패에 평균자책점 2.80로 좋은 성적을 받아 연봉 인상을 원하고 있다.
2009 시즌 때 1억 7,000만 원을 받은 정근우는 타율 0.350, 168안타, 53도루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쳐 구단에 3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재활하는 송은범(1억원)과 나주환(1억2천만원)도 연말에 귀국한 후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두산에서는 김현수의 연봉 협상에 심여를 기울이고 있다. 2009년 연봉 1억 2,600만 원을 받아 200%가 올랐던 김현수는 이번에는 이병규가 2001년에 세운 역대 5년차 타자 최고 연봉인 2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대호(3억6천만원), 송승준(1억5천만원) 등 간판선수과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 둘은 최근 결혼식으로 인해 구단과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1997년 이후 1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이번에도 투수 배영수(2억7천만원)의 연봉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 배영수는 연봉이 10% 깎였는데 올해도 1승12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둬 큰 폭의 삭감이 예상된다.
삼성의 마무리 ‘돌부처’ 오승환은 올해 어깨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 이탈한 탓에 2승2패에 19세이브에 그쳐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히어로즈는 투수와 타자의 고과 1위인 이현승(7,000만 원)과 강정호(4,400만 원)과 협상을 펼쳐 이견을 좁히고 있다.
몇 년째 부진의 늪에 헤매고 있는 LG는 봉중근(3억6천만원)과 박용택(1억5천만원) 등이 큰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봉중근은 올해 팀 성적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인상을 기대하기에는 쉽지 않을 형편이다. 이번 시즌 타격 1위인 박용택도 3억 1,000만 원에 제시하는 데 그쳤다.
최하위 한화는 팀 성적 부진으로 협상 테이블에 냉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군분투한 ‘에이스’ 류현진(2억 4,000만 원)은 오승환(2억6천만원)이 세운 5년차 연봉 최고액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지지만 큰 폭의 인상은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