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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귀환? 7080세대를 다시 명동으로 불러들인 뮤지컬 <메노포즈>

080세대에게 명동은 어떤 곳일까? 1970~80년대 음악다방으로 대중문화의 주류를 이루었던 명동은 한류의 붐을 타고 관광특구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외국인들로부터 각광받는 패션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음악과 더불어 청춘과 낭만을 이야기하던 추억의 거리는 어느새 역사 속에 자취를 감춰버렸다.

하지만 문화예술 1번지였던 명동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지난 6월 5일 재개관 된 명동예술극장의 복원작업과 함께 다시 시작되었다. ‘문화의 거리’ 명동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울린 명동예술극장을 시작으로 인근의 M플라자 빌딩 5층에 위치한 200석 규모의 ‘해치홀’에서는 올해 줌마들을 웃고 울리는 뮤지컬 ‘메노포즈’로 7080세대 끌어들이기에 성공을 거두었다.

17년 만에 명동 나들이를 했다는 이순희(62세)씨는 “골목이 전부 없어지고 세련된 건물만 들어섰다. 너무 바뀐 거리 때문에 몇 번을 헤맸는지 모른다. 예전에 오징어 섞어찌개를 자주 먹던 기억이 난다”며 아들이 엄마가 꼭 봐야 하는 뮤지컬이라고 예매를 해줘서 명동을 찾게 됐다고 답했다.

이미 공연을 본 친구의 추천으로 공연장을 찾았다는 김순덕(55세)씨는 명동 거리를 회상하며 “사람은 옛날에도 많았지만 이렇게 번화하지 않았다. 관광객이 많아서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며 함께 온 친구들과 오랜만에 명동 거리를 걸으며 추억을 나누고, 문화생활도 할 수 있게 돼서 좋았다고 했다.

“10년 만에 명동을 다 왔네”, “첫 직장이 바로 명동이었다”, “대학생 때 왕 돈까스 먹으러 자주 왔다” 등 7080세대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뮤지컬 ‘메노포즈’가 멀어졌던 7080세대의 발걸음을 다시 불러 일으킨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스토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과 7080세대에게 익숙한 멜로디의 명곡들을 뮤지컬 넘버로 편곡했다는 점, 무엇보다 네 명의 주인공을 통한 자신의 삶의 변화를 만끽한 채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극장을 찾아오며 청춘 시절 명동의 추억을 음미했다면, 공연을 보는 동안은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흔적, 그리고 현재의 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공연의 막에 이르러서는 자신감 있고 당당한 나를 찾게 되는 것이다.

명동이라는 장소는 또한 특별함을 더해준다. 연말 송구영신예배로 명동성당을 찾는 이들과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에 앞서 뮤지컬을 찾는 7080세대들의 예약전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해 1월 31일까지 계속되는 뮤지컬 ‘메노포즈’는 연말연시 7080세대에게 웃음과 감동, 그리고 향수를 전달하는 큰 종합 선물 세트가 되고 있다. 문의) 744-2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