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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제성장률 0.2% ‘선방’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하면서 외환위기(IMF)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금융위기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를 고려하면 나름대로 선방한 셈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09년 4분기 실질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1998년 환란 당시 마이너스 5.7%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GDP 성장률은 ▲2006년 5.2%로 고점을 찍은 뒤 ▲2007년 5.1%  ▲2008년 2.2% ▲2009년 0.2%로 3년째 둔화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작년 경제성장률이 둔화됐지만 OECD회원국 가운데 자원 수출국인 호주를 제외하고 한국이 유일하게 전년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나라"라고 밝혔다.

또 그는 금융위기의 충격이 외환위기에 비해 3분의 1수준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김 통계국장은 "IMF에서 작년 10월에 금융위기 이후 중기 성장경로 분석이 있었다. 과거 3년 동안 성장추세를 가정해서 위기가 없었다면 성장할 수 있는 GDP를 추정한 것에, 실질적으로 나타난 1인당 GDP와의 갭을 비교한 수치"라며 "외환위기 때는 이 차이가 11.7%였다. 이번엔 4.3%였다"라고 밝혔다. 다시 말하자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가 외부 쇼크는 비슷하다 할지라도 한국은 충격을 잘 흡수한 셈이다.

또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대비 0.2%, 전년동기대비 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회복 동력인 제조업과 건설업 생산이 둔화되고 수출과 민간 소비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통계국장은 "지난 2·3분기에 워낙 높은 성장을 했기 때문에 4분기 전기대비로 둔화된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현재까지 나온 지표의 움직임으로 봐서는 조사국의 전망치, 올해 4.6% 성장이 유효하다. 개인적으론 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4분기 GDP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것은 제조업 생산과 건설업은 성장이 감소했지만 서비스업의 성장세와 설비투자 증가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철강제품 등이 호조를 보였으나 선박과 석유화학 등이 부진해 전기대비 1.3% 감소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의 부진으로 전기대비 1.4% 감소했다. 다만, 서비스업은 운수 및 보관업, 금융보험업 등이 호조를 보여 전기대비 1.0% 증가했다.

지출 측면에서 민간소비는 승용차에 대한 지출이 늘었으나 준내구재 소비 등이 줄어들어 전기대비 0.1% 감소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기대비 4.7% 증가했다.

재화수출(-1.8%)과 수입(-2.5%)은 모두 2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수는 1% 증가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1.6%,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