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이 현재 세계경제 회복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기 때문에 위안화 평가절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8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극도로 신중한'(super cautious) 글로벌 경기 입장에 따라 위안화 평가절상 폭이 향후 12개월 동안 4% 이상 넘지 않도록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빠르면 2분기에 지난 20개월 동안 유지해 온 위안화의 페그제를 중단하고 2% 정도의 일회성 평가절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12개월 동안 약 1~2% 정도의 미미한 평가절상만 용인하는 경로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2005년부터 복수통화 바스켓에 연동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후 2008년 6월까지 달러화 대비 21%의 평가절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7월부터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83위안에 고정시켰다. 이 기간 동안 달러 약세가 진행됐고 위안화도 동시에 약세를 보임에 따라 중국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효과를 보였다.
이번 루비니 교수의 전망은 중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저우 샤오촨 총재가 "중국의 비상 경제정책은 정상적 체제로 전환돼야 하며 위안화 환율 정책도 마찬가지"라고 밝히며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라고 밝힌 후 나온 것이다.
즉 최근 중국의 정책은 비상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비상방편으로 경제성장이 확보되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고자 이 같은 정책도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성장률 하락보다 경기 과열을 걱정해야 할 상황으로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2년래 최고인 10.7%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이며, 통신은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에 비해 2.5%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가파른 물가 상승이다.
물가 인상과 관련해 루비니 교수는 "2~3% 정도 평가절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 면에서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사람들은 인플레가 문제라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수출 주도형 성장모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가치 약세와 낮은 금리는 부를 가계로부터 기업으로 대규모 이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루비니 교수의 전망은 블룸버그 통신 조사에 참여한 애널리스트 20명의 컨센서스보다 온건한 편이다. 이들은 내년 3월31일까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지금보다 5%(중간치)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