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이자를 내는데 쓰는 돈이 6년 만에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1000원어치를 팔면 그중 16원을 이자로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09년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1386개) 및 비상장 주요기업(98개) 총 1484개 업체의 지난해 금융비용부담률이 1.6%를 기록했다.
금융비용부담률은 이자비용을 매출액으로 나눠 이자비용 부담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총 1000원의 매출을 올리면 그 중 16원이 이자비용으로 나간다는 의미다. 이는 2003년 2.0% 이후 최고수준이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 팀장은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회사채와 차입금 규모가 늘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했다"라며 "금융위기 여파로 매출액은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둔화돼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늘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전년대비 -0.1%를 기록, 2003년 -0.4%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또한 기업이 이자비용 대비 얼마나 영업이익을 냈는지를 알려주는 이자보상비율도 377.7%로 전년보다 76.3% 하락, 2003년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았다. 영업으로 낸 이익으로 이자갚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한편, 기업들의 현금흐름은 지난해 영업활동 부문에서 552억원으로 전년 417억원에 비해 개선됐지만,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조달이 줄어들며 현금 증가폭은 57억원으로 전년 90억원보다 축소됐다. 즉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줄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종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돼 현금흐름보상비율은 66.9%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즉 영업활동으로 얻은 현금 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