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도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다. 은행들 자체제작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은행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발빠른 은행들이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 스마트폰 이용자 급증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160만명을 넘어섰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의 경우 국내 출시 2주 만에 10만대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했고, 옴니아폰도 아이폰 출시이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2분기에 스마트폰 10종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대중화를 통한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연내 2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국내 은행 '스마트폰으로 고객 잡아라~'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신한·하나·기업·SC제일은행 등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제공, 현재 아이폰, 안드로이드, 윈도모바일 등 3개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에 대해, 국민은행은 안드로이드, 기업은행은 아이폰, SC제일은행은 윈도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농협은 29일부터 윈도모바일용 스마트폰서비스인 'NH스마트뱅킹'을 출시하고 5월 14일부터는 아이폰, 6월에는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리은행도 28~29일 중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외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도 금융결제원과 공동 개발해 온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이번 주 내로 선보일 계획이다.
카드사 중에서 비씨카드의 경우 지난 8일 업계 최초로 아이폰용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인 '모바일 안전결제(ISP)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19일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 한은·금융결제원 '공동 스마트폰 시스템 구축' 나서
상황이 이쯤되자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도 금융결제원 주도로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를 조직, 국내 16개은행과 함께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해 왔다.
한은과 국내 은행들은 금융결제원에 스마트폰뱅킹 서버를 구축하고 이 서버를 공동으로 이용해 고객에게 예금조회 및 이체, 신용카드, 지로납부, 부가서비스 등 은행의 전자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은행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돼 편리한 금융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임인혁 한은 전자금융팀 과장은 "공동 서버가 구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16개 국내은행은 옴니아, 아이폰, 안드로이드에 대해 각각 자체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 총 48개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지만 공동서버는 3개 서비스만 개발하면 돼 은행들의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이 경우 스마트폰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기 어려운 소규모은행의 고객도 스마트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은행 공동의 보안모듈 개발 및 해킹 방지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안전성 높은 보안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7일 우리, 외환, 한국씨티, 대구, 부산, 전북, 경남, 광주, 기업, 농협 등 10개 은행의 공동서버가 구축됐으며, 29일부터 씨티은행을 제외한 9개 은행들은 일단 옴니아폰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서비스 은행에서 한국씨티가 빠진 것과 관련, 임 과장은 "한국 씨티의 경우 미국의 본사와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에 대해서는 애플리케이션을 검토하고 최종 테스트를 거쳐 5월 중 제공할 계획이다.
타 스마트폰에 비해 출시가 늦지만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뱅킹서비스는 7월 중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다만, 아이폰(기업, 신한, 우리), 옴니아폰(SC제일), 안드로이드폰(신한, 국민)에 대해 각각 모바일 뱅킹 서비스 시스템을 독자 개발한 상태로 이미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편, 이번 서비스에서는 3개 스마트폰에 대한 모든 서비스를 개발한 하나은행이 빠졌다. 임 과장은 "하나은행은 이번 공동 시스템 구축 자체에 참여하지 않아 서비스 제공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