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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vs 방아타령

5.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기념식에서 추모곡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국가보훈처가 그동안 5.18민주화운동 추모곡으로 사용해온 ‘임을 위한 행진곡’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5.18단체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0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5.18 단체 회원들이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검색대가 부서졌다. 또한 5.18민주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지(구 묘역)에서 별도의 기념식을 진행한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이 기념식에는 민주당 강운태 광주시장 후보와 김재균, 조영택, 유선호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특히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 대신 참석한 정운찬 총리의 퇴장에 맞춰 ‘방아타령’이 연주되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졌다.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열사를 추모하는 자리에 잔치에나 어울릴 법한 ‘방아타령’이 연주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보훈처는 “국가 행사시 주빈이 입장하고 퇴장할 때 자주 사용하는 노래”라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년째 기념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것도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올해가 5.18민주화운동이 30주년이 되는 특별한 기념식임에도 불참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최근 ‘촛불 집회 반성’ 발언 파장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불만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며 “반성이 없으면 그 사회의 발전도 없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은혜 대변인을 통해 “역사에 남기기 위해 백서를 만들라는 뜻은 정부 내에서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국민이나 지식인들도 책임있는 자세를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라며 “한 쪽을 탓하기 위해서라면 백서를 만들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전문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방아타령’ 전문
노자 좋구나 오초동남 너른 물에 오고가는 상고선은
순풍에 돛을 달고 북을 두리둥실 울리면서 어기여차 닻감는 소리
원포귀범이 에헤라이 아니란 말인가
에헤에헤~ 에헤야~ 어라 우겨라 방아로구나
반 넘어 늙었으니 다시 젊기는 꽃잎이 앵도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