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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한 김수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여자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15일 오전 새벽 6시에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피의자 김수철은 포승줄로 묶여 채 모자를 눌러 쓴 채 범행이 일어난 자택에 나타나 범행과정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김수철은 이날 검증에서 담담하게 재현했다.

김수철은 대낮에 과감하게 피해자 A양을 납치한 뒤 학교에서 500m 떨어진 자택까지 데려와 흉기로 위협,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전 6시부터 진행된 현장검증은 피해자 A양을 학교에 납치한 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A양을 자택으로 끌고 가는 장면부터 공개됐다.

분홍 티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쓴 김수철은 피해 초등생을 대신한 소형 마네킹의 목덜미를 쥐고 2~3층 주택들이 양옆으로 붙어 있는 골목길을 따라 5분가량 데려가 무자비하게 성폭행한 자택으로 끌고 갔다.

김 씨는 집으로 향하는 내내 형사의 물음에 대답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현장 검증 내내 덤덤한 표정을 지었고, 자신을 따라붙는 100여명의 취재진에 부담스러워 수갑을 찬 손으로 얼굴을 가리도 했다.

또 김 씨의 목에는 검거 직전 흉기로 자해를 해 난 상처가 일자로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8바늘가량 꿰맸다고 경찰 측이 전했다.

집 안으로 마네킹을 끌고 온 김 씨는 "그냥 데리고 와서 묶었다"고 짧게 답한 뒤 범행 상황을 재현했다.

현장검증에서 집 안에 들어가기 전에 김 씨는 "당시 캔맥주 3개, 소주 2병, 병맥주 1병을 마셨는데 술이 원수다"며 "원래 죽으려고 수면제도 챙기고 부산에 내려가 산이나 모텔에서 자살하려고도 했지만 이 같은 만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이어 "죽을죄를 졌습니다"며 "제 속에 욕망의 괴물이 있어서 나쁜 생각이 들었습니다"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검증을 보러 나온 주민들은 "저런 죽일 놈" 등을 외치며 김 씨를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한 주민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이런 흉악범이 살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한편, 현장 검증은 김 씨의 범행이 끝난 뒤 자택에서 30m 떨어진 부근에서 검거된 장면까지 보여주면서 2시간 가량의 검증이 끝이났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