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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8일 국내 9개 병원 3800여 병상을 거느리고 있는 국내 재활기관의 총본산 ‘산재의료원’을 통합하면서 큰 변화를 예고했던 근로복지공단이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0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특히 노동부 산하기관 중 유일하게 기관장 평가에서 우수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성과를 올리며 공공기관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김원배(57·사진) 이사장을 만나 공단 운영 노하우와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 먼저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경영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는데요.
▲ 감사합니다. 우리 공단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A등급을 달성한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이는 저와 공단 임직원들이 지난 1년 동안 경영품질 개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인정해 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산재의료원 통합과 산재·고용보험 징수업무의 건강보험공단 이관 등 공공기관 선진화와 경영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이룬 것도 주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보상·재활 분야에서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넘어선 ‘산재보상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여기에 산재장애인 직업복귀율 전년과 비교해 3.5% 향상했고 사회복귀기간을 6.2일 단축 등의 성과도 이뤄냈습니다.
적용·납부에 있어서는 소규모 건설현장을 고용·산재보험 가입 및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되었고, 고용·산재보험료 납부 부문에서는 역대 최고 수납율이라는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또한, 2009년은 공단이 수행하는 다양한 복지사업을 고객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킨 한 해였습니다. 취약계층의 긴급한 생계보호를 위해 추경 예산 5,058억원을 반영하여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였으며, 무엇보다 ‘희망드림 근로복지넷’을 오픈하여 복지사업을 활성화시키고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사업의 규모를 확대하였습니다.
특히, 신속하고 정확하게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고 근로자 보호를 강화했고, 보증·담보여력이 부족한 근로자 96,449명 대한 신용보증 지원에 나섰습니다. 장기실업자 등 창업점포 임대 지원과 저소득 근로자 4,839명에게 장학금으로 61억원을 지급하고 긴급 생활안정 지원사업을 통하여 경제위기 조기 극복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 이번 경영평가에서 기관평가 및 기관장평가 모두 우수한 기관이 많지 않은데, 이번 성과에 대해 남다른 감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번 평가결과를 보면 기관 평가에서 ‘A'등급 이상, 기관장 평가에서 ‘우수’ 등급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기관은 전체 96개중 4개소에 불과합니다. 그 중 하나가 우리 공단입니다.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산재의료원 통합과 경영효율화 추진과정에서 겪었던 많은 어려움들이 떠올랐습니다.
특히 평가와 업무가 일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현장과의 소통에 중점을 뒀습니다.
저는 간부중심의 회의에서 탈피해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습니다. 현장을 찾아 현장에서 일어나는 쟁점을 중심으로 주제를 정하고 이를 해결하기위해 공단의 경영진과 현장의 직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는 현장중심회의를 통해 모두가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좋은 결과를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공단을 신뢰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산재근로자 등 고객 여러분의 성원이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공단 고객 여러분들과 모든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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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경영평가가 잘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현규 기자 |
- 그렇다면 이번 경영실적평가를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 과거에는 평가와 업무수행이 연계되지 못하고, 평가가 일상적인 업무와는 별개로 인식되었습니다. 공단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평가와 업무를 일치시켜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업 추진 시 비전과 전략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수립되도록 하였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실행과정을 관리하였습니다. 또한 평가결과의 분석 및 환류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변화는 평가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업무에 일치시킴으로써 업무수행이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이 되어 평가를 위해 별도로 노력해야 하는 불필요한 과정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평가 결과에 대한 다양한 보상체계를 마련해 각 부서에서 해당 지표를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 등 이러한 다각적 노력이 좋은 성과로 나타난 듯합니다.
- 공단운영에 있어 이사장님만의 노하우와 경영 철학이 남달랐다고 들었습니다.
▲ 모든 공공기관들이 경영실적 평가를 대비하여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우리 공단은 지난해에부터 다음 4가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우선 고려한 것이 바로 ‘섬김의 경영’입니다. 공단 내부 직원을 내부 고객이라 생각하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긍심과 창의력 제고에 노력했습니다. 직원스스로가 대접받고 고객의 입장을 알아야 실제 고객(국민)에게 진심어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고객친화적 업무프로세스’인데, 이사장이 직접 주관하는 ‘프로세스 경영위원회’를 설치해 내·외부에서 제시된 각종 제안을 검토하여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관리함으로써, 공단 경영 및 업무 프로세스를 꾸준히 개선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우리 공단은 지난 해 국내 사회보장 행정부문 최초로 ISO 인증을 획득했고, 지식경제부장관으로부터 국가품질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확실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전략경영체계를 확립하여 모든 사업이 이 비전과 전략에 철저하게 연계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기관의 경영목표가 일선 지사까지 공유될 수 있도록 조치하여 모든 직원들이 목표의식을 갖고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였습니다.
세 번째로는 공공기관 선진화를 추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결하였습니다. 한국산재의료원 통합과 산재·고용보험 징수업무의 건강보험공단 이관 등 정부 선진화 과제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효율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생의 노사관계 정립입니다. ‘미래지향적인 상생을 위한 모범적 노사관계 정착’이라는 노사비전을 바탕으로 노사협력체계를 구축해 소모적인 노사 갈등을 없애고, 문제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을 실시하는 등 모범적 노사안정을 이루었습니다.
- 지난 4월 28일 한국산재의료원과의 성공적인 통합을 하셨는데.
▲ 지난 2008년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중복기능 등 비효율 제거 및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산재의료원과의 통합을 추진하였습니다.
공단의 가장 주력 사업인 산재보험 사업을 수행하면서 요양·보상과 재활 간에 효과적인 연계가 미흡하여 고객들의 불편과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통합을 추진하면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양 기관의 상이한 인사·보수 등 각종 제도를 일원화하도록 했습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노사가 타 기관에서 전례가 없는 보수체계 일원화에 합의하고, 공공기관 최초로 유사한 직종 및 직군을 통합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통합에 따른 직원들의 거부감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전 경영진이 직원들을 직접 만나 대화와 의견을 청취하였고 양 기관의 노동조합과 협상을 통한 협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이는 공단 5,600여명 전 직원들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한 성과라고 판단합니다.
공단 이사장으로써 함께 힘을 합쳐 차질 없이 통합을 이뤄낸 공단 임직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하신지 3년이 지나셨는데,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는 뭘까요?
▲ 제가 취임하면서 ‘제 2 도약을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고 고객·효율·미래라는 새로운 경영이념과 함께 ‘초일류 사회보장기관’을 향한 비전과 고객가치 중심의 전략경영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저는 올해 새로운 “글로벌 비전”과 "NO.1 목표”를 정하고 우리 공단의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명확하고 도전적인 경영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키워가는 최고 품질의 산재보험·근로자복지 서비스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만들어, △고객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산재의료원과의 통합과 4대 보험 징수이관에 따라 지난 2월 “NEW START" 경영 선포를 하였습니다.
이는 핵심사업 위주로 기능을 재편하여 조직역량을 강화하고 성과중심경영을 통한 조직성과 창출로 고객의 신뢰를 받도록 할 것이며, 병원 경영의 패러다임을 고객가치 중시로 전환하도록 병원 운영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변경하여 일류 병원으로 도약토록 유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산재의료원과의 통합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결할 것이며, 내년 4대보험 징수통합에 따라 핵심사업 위주로 공단 업무 및 조직 등을 개편하고 사업주의 업무 불편 해소를 통한 사회적 비용 최소화와 고객 편익 증대를 위하여 불합리하게 운영되어 왔던 시스템을 개편하여 비효율성 제거에 노력하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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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국민들도 잘하고 있는 기관에겐 아낌 없는 칭찬과 격려를 주시는 것이 소통의 방법이다"고 말하며 웃고 있다. ⓒ윤현규 기자 |
- 공단을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합니다.
▲ 제가 공단 이사장으로 와서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 ‘경영과 고객의 의미’입니다. 결국 우리 공단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국민은 바로 고객입니다. 그래서 민원인이란 말 대신 ‘고객’으로 바꿨고, 징수가 아닌 ‘납부지원’으로 수요자인 고객을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를 바꿨습니다. 바로 ‘생각의 전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고객을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도 잘하는 기관에는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십시오. 그것이 저희 공단와 국민 여러분이 함께 하는 진정한 소통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