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신용점수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 경기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신용평기기관 피코(FICO)는 12일 전체소비자의 25.5%에 달하는 4340만명이 신용점수 599점 이하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용점수 599점 이하는 신용카드 신청은 물론 일반은행으로부터 자동차 대출 및 주택구입 모기지 승인도 어려운 고위험군을 의미한다.
최근 몇년동안 소비자들이 신용카드와 대출에 의지해 소비를 해왔던 패턴을 감안한다면 신용카드 발급 및 대출 불가는 경기회복의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 4월 신용카드이용 보고서를 기반으로 작성된 최신 피코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체 신용카드 사용자의 17.9%인 240만명이 최저수준의 신용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2008년 4월 금융위기 직전 18.7%에서는 낮아진 수준이지만 역대 통계 13%를 크게 웃돌고 있다. 대공황 시기에도 가용신용카드 이용자 1억7,000만명 중 15%(2,250만명)만이 599점 이하의 '낮음'수준을 차지한 바 있다.
더구나 현재 미국내에는 2600만명(노동부 집계)이 실업 상태에 놓여있고, 수백만 가구가 주택압류를 앞두고 있어 신용점수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여서 경기회복의 불씨가 될 소비 증진을 위한 정부와 금융사의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피코는 신용점수가 '보통'수준인 650~699점인 계층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이들은 11.9%로 통계치 15%(530만명)보다 낮은 11.9%를 차지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당시 12%에서 큰 변화가 없는 상태.
하지만, 이들 계층은 보통 등급의 신용점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의 까다로운 대출조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직장을 가진 보통수준의 신용점수 보유자는 주택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으나 이제는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거나 높은 이자를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현상은 자동차 구매와 각종 대출관련 상품에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편, AP통신은 13일 신용점수가 대출에 너무 많은 부분을 좌우한다는 비판론도 있다고 전했다. 부채규모와 상환 정도를 나타내는 피코 점수가 아닌 실제적인 상환 능력을 대출 승인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