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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챔피언 육성 위한 대기업 역할 중요

한국형 히든 챔피언에 속하는 중견기업은 수출중심의 기업으로 창업자의 기업자 정신이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국형 히든 챔피언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직원의 40% 이상이 연구인력이며,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었다.

조병선 숭실대학교 교수는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중기, 지속성장 위한 경영전략과 정책환경'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한성공회의소와 이장우 경북대 교수, 김수욱 서울대 교수 등의 연구 발표에 의하면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한 분야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고도의 전문화를 통해 좁은 영역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보해나갔다.

또한 좁은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글로벌 고객과 직접 관계를 형성했으며, 고객관계 구축에 있어 유연한 조직구조 등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직원·기업간 강한 신뢰로 일체감도 높았다.

틈새시장 개척으로 차별화된 신제품을 선보인 것도 성공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정부정책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즉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 ▲적극적인 R&D 및 설비투자 ▲원활한 금융 ▲철저한 품질관리 ▲독자 브랜드 개발이 이들 기업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조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외부감사대상기업과 IBK기업은행 거래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잠재적 히든 챔피언에 속한 중견기업은 2117개사로 이중 제조업이 전체의 62.8%에 달했다. 또 중소기업 가운데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 가능한 기업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률은 0.13% 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조 교수는 "공정한 경쟁과 자유로운 진입·퇴출 등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소기업→중기업→중견기업→대기업→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1997년 당시 중소기업이었던 119개사가 2007년 들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는 26개사에 그쳤고 동기간 대기업 반열에 오른 중소기업은 2개사 뿐이었다.

게다가 대기업으로 성장한 28개사 중 독립적 대기업은 3개사뿐이며, 21개사는 대기업집단 소속이거나 외국계기업(4개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견제조업체수도 2002년 707개사에서 갈수록 줄어 2007년에는 525개사였다.

조병선 교수는 “내수시장 규모가 한계가 있어 과당경쟁이 심하고 생산성도 정체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이동하는데 장벽이 높다"며 "중견기업 역시 조세부담의 증가와 금융거래 제약 및 금융비용 상승, 하도급 거리의 불공정 증가,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 증대로 인한 투자상 애로, 연구인력 부족, 글로벌 시장 진출이 미흡해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원천기술이 없고 신성장 동력 발굴도 미흡해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조교수는 히든 챔피언 육성을 위한 대기업(모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병선 교수는 "▲전문화·집중화 ▲해외시장 중시 ▲R&D, 설비투자 ▲틈새시장 개척 ▲고객과의 친밀성 ▲재무 안정성 등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정부정책과 원활한 금융, 대중소기업 상생 및 공정거래 문화가 뒷받침됐을때 한국형 히든 챔피언이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중소 기업간 동반성장을 위해 공정한 거래 및 구매 관행 정착, 적정 납품단가 책정 및 성과공유, 협력사에 대한 역량지원 등 상생에 대한 확실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