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설·상호 넘겨받으면 전 소유주 빚까지 갚아야 한다”

영업시설과 함께 상호까지 넘겨받으면 원래 소유주의 빚까지 갚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상 생활 속에서도 자칫 놓치기 쉬운 일이라 종종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전 아트센터는 재작년까지 3개 층을 빌려 썼던 서울종합예술원은 임대료와 석 달치 관리비, 연체 이자를 합해 모두 1억 1000여 만 원을 내지 못했다.

이후 다른 사람에게 영업 시설뿐만 아니라 상호까지 그대로 넘겼다.

한국전력은 원래 주인이 아닌 상호를 넘겨받은 새로운 업체를 상대로 밀린 임대료 등을 내야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는 한국전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영업 시설을 넘겨받은 사람이 상호를 계속 사용하면 원래 주인의 채권에 대해서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법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대법원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상호뿐만 아니라 단순한 영업 표시를 넘겨받았더라도 채권자가 영업 주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없으므로 새 업체가 채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근 대법원 공보관은 "영업장을 넘겨 받아서 기존의 영업 표지나 상호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원 소유주의 채무까지도 책임져야 한다"고 전했다.

결국, 채권자의 권리를 적극 보호하자는 취지로 일상 생활에서 간과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다만, 영업 시설에 상호까지 그대로 쓰더라도 상호를 넘겨받은 뒤 곧바로 빚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등기하면 채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