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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일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던 걸그룹 카라 일부 맴버들의 소속사를 상대로 한 계약해지 통보로 19일 연예계는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카라의 리더인 박규리를 제외한 카라의 멤버 한승연, 정니콜, 구하라, 강지영은 19일 법무법인 랜드마크를 통해 현 소속사인 DSP를 상대로 전속 계약 해지에 대한 통보 및 매니지먼트 업무를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
이날 오후 DSP 미디어는 공식 입장을 통해 구하라는 계약해지에 동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규리와 구하라가 소속사에 남겠다는 즉 2:3으로 맴버들의 입장이 갈라지며 그들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카라의 소속사와의 갈등 소식에 가장 당황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은 팬이다. 도대체 왜?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이 시점에 왜 이런 결단을 내렸을까? 팬들의 반응을 예상했을 텐데, 더 안 좋은 여건에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카라였는데,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다양한 추측들과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결론은 '돈'이다. 현시대가 돈으로 웬만한 것들을 다 해결할 수 있는 '돈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돈의 세상'이지 아니한가?
소속사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이들에게 쏟아 부은, 투자한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을 때 더 열심히 활동하지 않으면, 붙잡아 놓을 수 없는 '인기'란 녀석이 언제 달아날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이 초조했을 것이다. 하루아침 썰물 빠지듯이 사라지는 인기이기에, 더욱 카라를 다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잘 나갈 때 한 몫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카라 맴버들 입장에서도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일을 해야 했기에,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사람이 일만 하는 기계가 아닌 이상, 감정을 버리고 항상 대중들에게 웃음을 보여준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아니한가? 대우가 좋아도 피곤함에 이 생활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텐데, 거기다 설상가상 대우도 형편없다는 생각에 더 불만이 커졌을 것이다. 부모입장에서도 고생하며 일하는 어린 딸이 안쓰러웠을 것이다. 이러면서까지 연예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해야 하나 고민했을 것이다. 게다가 경영진 변화로 카라 멤버들의 성장 가능성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회사의 입장과 이익을 내세워옴으로써 멤버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다.
'인기'는 없어도 힘들지만, 있어도 힘들다. 대중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을 향해 항상 웃음을 보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감사하게 해야 하는 철저한 자아 관리가 필요하다. 연예인들이 마약, 음주, 도박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들도 자신의 내면을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물론 카라 맴버들은 처음부터 이런 부분을 감수하고 연예인 세계에 뛰어들었지만, 막상 피곤에 쪄든 삶을 하게 되면 모든 것이 귀찮고, 짜증나게 된다. 사람이 군자성인이 아니기에, 이런 감정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직은 어린 소녀들이 아닌가? 그렇기에 소속사에 대한 불만은 불신으로 불덩어리처럼 켜져, 계약 해지 요구까지 가게 된 것이다. 말 한마디 때문에 말다툼을 하다가 '이혼'도 쉽게 하는 세상인데, 지금까지 온 것도 많이 참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 진지한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집안싸움은 집안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전속 계약 해지를 요구한 입장에서 보면 더 이상 풀어 나갈 수 없는 문제였기에 외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그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또 다른 것을 찾아내야 한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했을까? 일본 진출로 말미암은 카라의 상품적 가치 상승은 어떤 움직임을 만들었을까? 소속사에 대한 불만이 있던 차에 어떤 것이 시너지가 돼 이들의 마음을 굳히게 한 것일까?
이 시점에서 무수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동방신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100만 팬클럽을 확보하고 있었던 남자 아이돌 그룹. 노예계약 파문으로 첨예하게 입장이 나뉘며 각각 2명(동방신기-정윤호,심창민)과 3명(JYJ-김준수,김재중,박유천)으로 활동하며 팬들까지 갈려 서슴없는 비방까지 오고가고 있는 슬픈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도 카라도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그룹이다. 이들의 상품가치를 알고 이들을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일본 내 소속사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실제 카라는 신생 기획사에서 "위약금도 물어주겠다"고 영입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 연예계 풍토를 알고 있는 곳이라면, 다른 식으로 접근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연예계 내에서 "일본 소속사가 한국에 허수아비 소속사를 만들어 조종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카라의 해체위기는 먼저는 '인기'를 얻으며 피곤해지는 삶에 대한 불만이었으며, 이는 소속사와의 신뢰 문제로, 신생 기획사의 제안으로 이어갔다. 종착점은 '돈'이다. 소속사도 '돈'이 필요하고 카라 맴버도 '돈' 이 필요하다. 소속사는 투자에 대한 보상을, 카라는 개인생활을 다 버리고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제대로 된 대우가 필요했다. 돈 보다는 아티스트의 이익이나 명예를 지키고 싶다는 언급을 했지만, 결론은 '보상' 즉 '돈'이다.
이 쯤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법적 공방을 펼치며 진흙탕 싸움을 펼칠 텐데, 팬 입장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 괴롭습니다. 해체가 되지 않는 방법은 없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을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이것이 내가 그들(소속사, 카라)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다. '돈'은 사람의 욕심을 끝없이 키워내는 독 같은 존재다. 손바닥이 서로 부딪혀야 소리가 나듯이 갈등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 쪽이 더 큰 잘못을 했을 수도 있지만, 3자 입장에서 보면 잘못은 오십보 백보다. 갈등은 양방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아직까지 팬들은 카라 5명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팬들이 더 등을 돌리기 전에 서로 양보해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지혜로움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