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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중국 IT신화 ‘바이두’ 구글을 물리치다

[재경일보 신수연 기자] 2010년 세계 인터넷 업계의 판도를 뒤집을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인터넷 검색의 최강자인 구글이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구글이 검열이나 해킹 등을 둘러싸고 중국 정부와의 끊임없는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토종 검색엔진 바이두(百度ㆍwww.baidu.com)와의 경쟁에서 구글이 줄곧 뒤져왔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1999년 현재 바이두의 전신인 '바이두 온라인 인터넷 기술'로부터 시작한 '바이두'는 중국어 검색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검색엔진을 무기로, 3억8400만명의 중국 네티즌을 매료시킨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이다. 2005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두는 상장 첫날 주가가 400% 가까이 폭등, 종가 122달러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나스닥 상장 뒤 시가 총액은 1169%에 달하는 연평균 증가율을 달성하기도 했다.

'리옌홍의 중국 IT 성공신화-바이두 이야기'(천둥성 지음, 마더북스 펴냄)는 중국 저널리스트 천둥성이 오랜 밀착취재를 통해 바이두와 이 회사의 CEO 리옌홍의 성장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최고의 인재만을 고집하는 CEO인 리옌홍의 인재관, 최고의 '중국어 검색엔진'을 만들어낸 기술에 대한 집착 등을 바이두의 성공 원천이라고 설명한다.

바이두의 창립자 리옌홍의 경영 철학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가장 우수한 경영진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중요한 자리라도 비워둘 망정, 기준을 낮춰 인사채용을 하지않는다는 것이 바이두의 철칙인 것이다. 리옌홍이 최고의 인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유비가 제갈공명을 위해 삼고초려한 것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 실제로 바이두는 중국 IT업계 제 1브랜드인 레노보의 PR 총책임자인 '주광'을 스카우트 하기위해서 약 2년간의 물밑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바이두는 '중국어 검색' 엔진에 있어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자부한다. 구글이 기술력에서 더 뛰어날 수도 있지만, 구글 중국어는 단지 중국어의 번역에 불과하다는 것. 이 같은 자부심을 바탕으로 바이두는 나스닥 상장 준비하던 당시, 투자설명서는 영어 'I'와 '나'라는 의미의 38가지 중문표현을 응용한 디자인으로 꾸미며 '중국어 검색엔진'의 우월성을 뽐내기도 했다.

저자는 바이두가 토종 검색엔진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2002년 기술력 향상을 위한 '번개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이두는 2004년 말에는 구글과의 검색량이 우열을 가릴 수 없게 됐고, 중국 1위 검색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바이두는 매일 10여개의 프로젝트를 업그레이드 한다. 혹시나 실수로라도 문제가 생기면 응급조치 방안 또한 이미 갖추고 있는 합리적인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마련하고 인터넷 업계의 강자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 밖에 저자는 판매형 고객서비스를 중시하고 있는 바이두의 마케팅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두는 검색엔진 회사의 대표적인 상품인 PPC(pay per click) 서비스를 수익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예를 들자면 '꽃배달', '다이어트' 등 단어를 검색했을 때 이 키워드에 일정한 비용을 지불한 고객의 사이트가 검색 결과에서 일정한 순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 같은 서비스를 위해 마련된 고객 서비스팀은 돈만 들어가는 부서로 여겨지기 쉽다. 그렇지만 바이두는 이 고객 서비스팀이 홍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업관리 지식을 높이고, 수준 높은 판매 기술을 갖추게 함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으로 변모시켰다고 설명한다.

또한 '바이두 이야기'는 중국 3세대 기업가인 리옌홍의 경영철학은 물론 세계 검색엔진 기업들 간의 패권 다툼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어 글로벌 IT산업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