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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다음 AAA 강등 유력 후보" 지목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의해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돼 AAA 등급군에서 탈락한 가운데, 그 다음으로 AAA 등급에서 탈락이 가장 유력한 국가로 프랑스가 지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탈락에 이어 프랑스가 가장 취약한 AAA 국가'라는 제목의 분석에서 부도 위험을 상품화해 거래되는 채권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비용이 프랑스의 경우 신용 등급이 더 낮은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멕시코 및 체코보다도 더 높다고 지적했다.

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의해 AA+로 한 단계 강등된 미 연방 정부 및 텍사스 주정부보다 더 들어간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UBS의 런던 소재 글로벌 경제 리서치 책임자 폴 도노반은 블룸버그에 "내 견해로는 프랑스가 이미 AAA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미국과는 달리 프랑스가 돈을 찍어내지 않는 것도 결정적 약점"이라고 말했다. 또 "프랑스가 이미 시장에서는 AAA 국가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AAA 국가 가운데 프랑스의 CDS 비용이 가장 비싸다면서 지난 5일 프랑스 CDS 비용이 미국의 3배에 육박하는 143.8bp(1bp=0.01%, 1.438%)라고 지적했다.

이는 S&P의 등급 분류상으로 프랑스에 미치지 못하는 AA-등급의 일본 93.8bp(0.9387%), BBB등급의 멕시코 129bp(1.29%)보다도 높은 것이다.

스위스는 35.3bp(0.3528%)로 AAA 국가군 가운데 CDS 비용이 가장 낮은데, 이에 비해 프랑스는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유로존 내 프랑스와 같은 AAA등급 국가인 독일 74.24bp(0.7424%)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물론 최근 재정위기가 부각되고 있는 스페인(AA)의 407.6bp(4.076%), 이탈리아(A+)의 386.8bp(3.868%)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프랑스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1bp는 1천만달러의 채권을 연간 보호하는 비용이 1천달러임을 의미한다.

프랑스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의 경우, 지난 4월초 3.78%이던 것이 8일 3.29%로 낮아졌다. 프랑스 국채의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독일과 비교한 프랑스 국채의 상대적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다. 유로 채권시장 기준인 독일 국채(분트) 같은 만기물과의 스프레드(수익률 차이)가 36bp이던 것이 81bp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81.7%로 이탈리아(119%)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프랑스의 부채 증가액은 1조5900억유로로 이탈리아보다 연간 증가액이 더 많았던 점도 등급 강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 재무부에서 일하다 런던 소재 VTB 캐피털 전략가로 자리를 옮긴 닐 매키넌은 블룸버그에 "유럽에서 프랑스 말고도 이탈리아, 벨기에, 심지어 영국도 신용 등급 강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S&P의 장 미셸 시스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7일 프랑스 인터 라디오 회견에서 "프랑스의 등급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국가 등급 재고에 정치 지도력과 거버넌스 정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