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伊, 재정지출 감축 위해 지자체와 선출공직 대거 감축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재정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 정부가 재정지출을 감축하기 위해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들을 통폐합하고 선출직 공직자 수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대수술에 착수한다.

이탈리아 정부가 지난 12일 승인한 455억 유로(약 70조 원) 규모의 새 재정감축안에는 지출 축소와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증대 등 두 가지 수단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요구에 맞춰 2013년까지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하는 새 재정감축안은 특히 서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정치 엘리트들의 수를 줄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로베르토 칼데로리 내각장관은 13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헌법 개정 절차를 거쳐 현재 약 1천 명에 달하는 입법부 의원의 수를 절반 정도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구 30만 명 미만이거나 면적이 3천 제곱킬로미터에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는 폐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는 29~35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시에나와 트리에스테, 프라토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또 인구 1천 명 이하인 소도시는 규모가 더 큰 도시에 통폐합되는데,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8천94개에 달하는 도시 중에서 1천970곳이 통폐합될 전망이다.

칼데로리 장관은 지자체 통폐합과 선출공직 감축 등의 조치를 통해 약 5천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며, 여기에 관련된 일자리 수천 개가 추가로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내각이 승인한 새 재정감축안은 즉각 효력을 발휘하지만, 60일 이내에 의회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