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호주 재무장관이 심각한 국가부채에 허덕이며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지도자들에 대해 무능하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전 세계 경제를 '제2의 금융위기'에 몰아 넣고 있으면서도 복잡한 이해 관계에 얽매여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유럽을 향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호주의 재무장관도 쓴소리를 내뱉은 것.
웨인 스완 호주 연방정부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은 "EU 각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지나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하다"며 "EU가 국가부채 관리에 실패할 경우 세계 경제는 향후 수년간 스태그네이션(장기침체)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27일 전했다.
스완 부총리는 전날 저녁 미국 뉴욕 하버드클럽에서의 연설을 통해 "EU 각국은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분명히 깨달아야 하는 것은 자신들의 결정이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스완 부총리는 "지금 즉시 강력한 정책이 동원되지 않으면 세계는 향후 3년간 글로벌 스태그네이션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는 실제로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으나 지금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모두가 보고 있다"면서 "이를 피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스완 부총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요 20개국(G20)이 공조해 문제를 해결했듯이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글로벌 성장은 여전히 견고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