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그리스 정부가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8.5%로 삼은 내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재정 적자금액을 더 줄였지만, 경기 침체가 확대되면서 GDP 대비 재정 적자는 더 늘어나게 됐다.
이 예산안은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이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긴축 계획에서 정한 목표를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이른바 트로이카[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가 내년 예산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는 2일(현지시간) 밤 각의를 마친 후 내놓은 성명에서 2012년 예산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재정 적자도 목표인 GDP의 7.6%(171억유로)를 웃도는 8.5%(187억유로)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국가 체계들과 시민이 (긴축 조치들에) 일치해 반응한다면 올해 재정 적자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자 목표를 상향 조정한 수정된 재정적자 감축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정부는 예상보다 확대된 경기침체를 목표 상향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예산안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5.5%, -2.0~-2.5%로 전망했다. 지난 6월 확정된 '중기(2011~2015년) 재정계획'은 올해 -3.8%, 내년 플러스 성장을 전망치로 삼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재정 적자 목표 역시 애초의 GDP의 6.5%(149억유로)에서 6.8%(147억유로)로 높였다. 적자금액은 줄지만 경제 위축으로 GDP 대비 비율은 높아진다.
이자비용을 뺀 내년 재정 수지는 32억유로(GDP의 1.5%) 흑자를 편성됐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6월 트로이카와 2차 구제금융 지원안을 협상하면서 2011년, 2012년 재정 적자 목표를 각각 GDP의 7.6%, 6.5% 등으로 정한 '중기재정계획'을 마련, 의회 승인을 얻었다.
이후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 7월21일 EU·IMF가 구제금융 1천90억유로를 추가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그리스 2차 지원 패키지를 합의했다.
그러나 정부는 성명에서 "트로이카와 합의된 대로, 2011년과 2012년 목표들을 향한 결합된 접근이 2012년 재정 적자 목표 달성을 확실히 해줄 것"이라며 트로이카가 재정 적자 목표들 확대에 동의했음을 밝혔다.
내년 예산안은 3일 그리스 의회에 제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