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피치, "유로존 위기 장기화될 수도"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2일(현지시간) 전날 슬로바키아 의회에서 EFSF 확대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이번 일을 통해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요인 때문에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고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이번 부결 사태는 유로존에 필수적이고 효율적인 장치들을 만드는 것이 정치적, 기술적으로 복잡한 일임을 다시 부각시켜 줬다"며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 유로존 위기가 몇 개월만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더 장기화되고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슬로바키아가 합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재표결에서도 EFSF 확대안을 부결시킬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을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가 국채 매입과 은행의 위험을 떠안는 역할을 계속하거나 구조적인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험을 더 키우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피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이 결국엔 '복합적인 합의(a hybrid compromise)'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합의는 완전한 재정동맹의 요소는 부족하지만 유로존 붕괴를 막고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