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이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이날 각국 기업 최고경영자 350여명이 참석한 비즈니스 서밋(B20)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기업이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기업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고용)과 같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실제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당시 이미 재정확대 정책을 펴 정부의 추가 지출 여력이 부족한 만큼 3년여 만에 다시 찾아온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경제위기가 정치ㆍ사회적 불안을 초래해 결국 기업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업 상태인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양극화에 대한 불만을 기업이 외면할 경우 언제든지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반(反) 월가 시위와 같은 거센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재정위기로 위기를 맞은 일부 국가들에 대해서 "일부 국가들이 과도한 복지지출과 방만한 재정운용의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이 같은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하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진국의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이 실물경제에 파급돼 장기 침체기에 빠지지 않도록 각국의 공동 보조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의 투자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취임 직후 대내적으로 대통령 직속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대외적으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등으로 자유무역을 강화함으로써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녹색성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4대강 사업을 글로벌 금융위기 속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대표적인 `그린뉴딜' 정책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기후변화로 생긴 물 부족과 홍수를 해결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하고, 친환경적 경제성장을 위해 국제적 협력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