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10월의 고용 호조는 자영업·고령노동의 증가에서 비롯돼 향후 경기가 둔화될 경우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15일 `고용 늘었지만 자영업ㆍ고령노동이 대부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달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도소매업, 운수업의 신규 취업자가 20만명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소규모 도소매 자영업자가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는 지난해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의 영향으로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같은 대형 슈퍼마켓의 신규출점이 급격히 감소한 데 있다.
이 연구원은 "법안 시행 이후 2009년 월평균 18개에 달했던 SSM 신규출점 수가 올해는 매월 8개로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창업 기회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선책으로 자영업을 선택하고 있다"며 은퇴 시기에 직면한 베이비붐 세대의 취업자 수 증가도 10월 고용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60세 이상의 택시 운전사는 4배, 70세 이상은 10배 증가했다.
10월에 20대 고용도 소폭 늘기는 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20대 고용률이 지난 7월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규직 비율은 8월 기준 68%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2%포인트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향후 수출이 둔화되면서 제조업 부문의 투자와 생산활동이 둔화되고 내수가 부진해지면 지금과 같은 고용증가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현재 호조를 보이는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이 서비스업 가운데서도 부가가치가 낮은 도소매, 운수업 등이어서 향후 경기가 둔화되면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고, 특히 자영업자는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에 대한 정책적 대비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