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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석유공사 강영원 사장, '연임 타당성' 심판대에 오르나?

[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그동안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자원 개발 등 더욱 다양한 사업을 위해 공기업 대표의 연임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해 7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연임사유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다.

연임에 성공한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은 2009~2010년 기획재정부 기관장 평가에서 연속으로 B등급(양호)을 받았다. 하지만 업계는 '빅3' 공기업에 어울리는 등급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실제로 재직 동안 한국석유공사의 부채는 약 2010년말 기준 12조 3436억원으로 2006년의 3조5396억원에 비해 약 9조원 가까이 늘었다.

반면 재무구조 안전성에 있어서는 유동비율이 전년도의 198.1%보다 82.8% 하락한 115.3%를 기록했다.

당초 정부는 가급적 연임을 배제한 능력있는 인물을 뽑을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경영평가결과가 좋은 기업의 기관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상태였지만 돌연 입장을 선회해 경영성과보다 해외자원개발(경영업무 연속성)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강영원 사장의 핵심 연임 사유였던 안정적인 사업 진행과 자원개발이 오히려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자원 외교의 꽃'으로 홍보해 왔던 내용이 사실은 과대포장 된것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8년 6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공항과 병원등 21억 달러 규모의 SOC 건설 사업을 지원하는 대신 5개 광구의 석유 개발권을 넘겨받는 조건의 유전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석유 개발이 실패할 경우에도 6500만 배럴의 원유를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5개 중 3개 광구에 탐사 1공씩 시추한 결과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3곳의 원유 매장량은 일년에 최대 35만 배럴수준인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러자 쿠르드 자치정부는 2010년 6500만 배럴의 보장 원유 가운데 3700만 배럴을 다른 광구에서 보장한다는 수정안을 제시했고, 그해 12월 공사는 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4개월 뒤 쿠르드는 MOU 체결 내용에는 없던 1600만 배럴을 법인세로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이는 금액으로 치면 1조 9000억원에 이른다.

이마저도 쿠르드 자치정부가 추가 요구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 계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 해 9월 국정감사에서 이상권 한나라당 의원은 "석유공사가 최근 10년간 광구 탐사실패로 9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지적했다. 실적발표에 급급해 묻지마 투자를 계속 할 경우 석유공사의 부실이 가속화 될것이란 경고도 잇따랐다.

이 자리에서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뚫기만 하면 원유가 금방 솟아 나올 것처럼 홍보할 땐 언제고, 탐사 1기 실패를 지적하자 탐사실패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영원 사장은 "아직 협상 중에 있어 실패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원유탐사에 모두(5개 광구) 실패한다해도 쿠르드 자치정부가 원유 6500만 배럴을 보장하게 돼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MOU체결을 위한 비용 부담으로 부채 비율이 계속 악화된다면 신용등급 하락과 차입 금리 상승이 예상되 해외자원개발 입찰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향후 연임의 당위성과 관련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