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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외악재로 1,970선 뒷걸음… 화학주 3%대 급락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스페인 재정위기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지표 부진과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설까지 겹친 탓에 이틀째 하락하며 1,970선까지 밀려났다.

코스피가 1,970선으로 떨어진 것은 두 달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천억원, 1천억원 이상 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4천억원 넘게 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LG화학이 9% 넘게 급락한 가운데, 호남석유와 금호석유까지 7~8%대 동반 하락하는 등 화학주가 휘청거렸다. 삼성의 정유업 진출 소식도 정유주의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그룹의 대표주 LG화학의 부진으로 LG전자(-1.46%), LG(-3.26%), LG이노텍(-3.58%) 등 LG그룹주도 동반 하락했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안철수연구소(-6.47%), 아가방컴퍼니(-3.52%), 우리들제약(-12.21%)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총선 이후 상승 행진을 하던 정치테마주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25.21포인트(1.26%) 하락한 1,974.65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3월 기존주택 매매건수는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도 부진했다.

지난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인 37만건을 크게 상회하는 38만6천건을 기록했다.

미국의 3월 기존주택 매매건수도 전월 대비 2.6% 감소한 448만채(연울환산 기준)를 기록, 4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주택시장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신용 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루머가 퍼진 것이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지난밤 일제히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국채 2년물과 10년물을 25억유로를 목표로 입찰했지만 목표치를 소폭 웃도는 25억4천만유로 어치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0년물 국채 금리가 5.743%를 기록하며 6%에 육박, 높은 금리로 인해 여전히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프랑스도 79억7천만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시켰다.  프랑스의 5년물 국채금리가 1.83% 수준에 머물렀지만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루머가 나오는 상황이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천300억원, 1천208억원을 매물로 쏟아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업종을 1천억원 이상씩 팔았고 기관은 화학업종만 2천757억원어치 팔며 화학주의 폭락을 주도했다.

반면에 개인은 저가 매수에 집중하며 4천153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4천억원대 순매수를 보인 것은 지난 2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는 368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는 1천96억원 순매도로 전체적으로는 728억원 매도우위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75%), 음식료(1.26%), 섬유의복, 종이목재, 통신, 보험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고유가와 경기 부진으로 1분기 실적이 나쁠 것이라는 전망에 LG화학(-9.21%), 호남석유(-8.26%), 금호석유(-7.06%) 등이 폭락한 화학업종(-3.24%)이 3% 넘게 떨어졌다. LG화학은 1분기 어닝쇼크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9% 넘게 급락했다.

기계업종(-2.22%)도 2% 넘게 밀렸고, 전기전자(-1.73%), 운송·장비(-1.38%), 건설업(-1.21%), 증권(-1.04%) 등이 1%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삼성전자(-1.91%)도 2% 가까이 떨어졌고, 현대차(-2.12%), 기아차(-0.13%), 현대모비스(-2.12%) 등 '현대차 3인방'도 나란히 주저 앉았다.

하이닉스(-3.99%), KB금융(-2.15%), 삼성물산(-2.54%), LG(-3.26%), 우리금융(-3.23%), 삼성중공업(-2.20%), 현대제철(-2.91%)은 2~3%대 하락률을 보였다.

POSCO(-0.39%), 현대중공업(-0.79%), 신한지주(-0.60%), SK이노베이션(-0.60%), 한국전력(-0.90%), NHN(-0.74%), LG전자(-1.46%) 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시총 상위종목 가운데 삼성생명(2.65%)가 크게 오른 가운데 LG생활건강(1.41%), 삼성전기(1.92%), 삼성SDI(2.91%)는 1~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기전자 관련주는 스마트기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부품공급 증가로 실적개선 기대감에 올랐다.

주요 종목별로는 한국항공우주이 연내 민영화가 추진된다는 관측에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호텔신라는 면세점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흘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 6개 종목을 포함해 241개 종목이 오름세를, 하한가 종목 12개 등 590개 종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67개 종목은 보합세다.

코스닥지수는 0.87%(4.36포인트) 내린 497.56에 장을 마쳤다.

BT&I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 피인수된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엿새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BT&I는 최근 5거래일 동안 주가가 60% 이상 급등하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다는 거래소의 규정에 따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며, 이후 2거래일 동안 20% 주가가 20% 이상 상승하면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지난달 삼성토탈과 설계 및 공급계약을 체결한 제이엔케이히터는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휘발유 공급자 선정으로 인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휴온스는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에 9.77%나 올랐고 네오엠텔이 쿠폰 마케팅 업체 인수 소식으로 6.28% 상승했다.

위메이드는 카카오톡과의 제휴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몰리며 5.64% 올랐다.

푸틴의 예비사위가 윤종구 전 해군제독(67)의 차남 윤준원씨(28)로 예정됐다고 보도에 관련 주식들은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대동스틸(8.04%)은 러시아가 유럽으로 공급하는 2차 가스관이 예정보다 이른 시기에 개통될 것이라는 소식까지 겹치며  8% 넘게 오른 가운데 세아제강(2.99%), 화성(1.89%), 하이스틸(1.30%), 스틸플라워(0.68%)가 강세를 보였다.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들이 급락했다. 상장폐지 예정 기업들은 정리매매를 통해 가격제한폭 없이 30분단위로 단일가격에 매매가 체결된다.

보광티에스는 94.82% 내린 20원을 기록했다. 비앤비성원은 91.06% 내린 27원, 아인스M&M은 93.58% 내린 17원, 폴리플러스는 87.79% 내린 42원, CT&T는 89.12% 내린 41원, 에피밸리는 41.43% 내린 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상한가 8개 등 277개 종목은 오름세를, 하한가 3개 등 664개 종목은 내림세를 보였다. 66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139.4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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