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삼성전자 인사팀장 "시키면 뭐든지 한다는 사람 뽑아보니…"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면접장에서 '시키면 뭐든 다하겠다'고 답하는 사람에게서는 의지는 느껴지지만 진실성은 보이지 않는다. 뽑아도 잘되진 않는 것 않더라"

삼성전자의 인사팀장인 원기찬 부사장이 꼽은 성공 면접의 비결은 '솔직하고 겸손한 답변'이었다.
 
최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삼성그룹 '열정樂서'의 강연자로 나선 원기찬 부사장은 자신을 '삼성전자의 인사 끝판왕'으로 소개했다.

한 해에만 1만여명의 삼성전자 입사를 최종 결정한다는 원 부사장은 "입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는 게 좋은 지 알려주겠다"며 29년간 인사 업무에 전념하면서 터득한 인생 필살기와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원 부사장은 놀기만 좋아했던 평범한 대학생에서 지금 삼성의 인사담당 부사장 자리에 오르게 된 첫 번째 비결로 주인의식을 꼽았다. '시켜서가 아닌 내가 찾아 일하는' 주인의식을 갖추면 어떤 상황에서도 남들이 못 보는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원 부사장은 "하루하루 주인의식을 키우면 학점·어학보다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판단력. 원 부사장은 "정보 폭증의 시대일수록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많이 본 것, 인기 있는 것만 좇다 보면 쏠림 현상이 생겨 균형감각을 잃게 되는 만큼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고루 접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필살기는 바로 긍정의 힘. 원 부사장은 주어진 일이나 환경에 실망하고 불평하기 보다는 받아들이고 꾸준히 몰입하다 보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때'가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원 부사장은 '면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으로 '본인이 잘 하는 것'과 '본인이 개선해야 할 것' 두 가지를 꼽았다. 이 때 억지로 대답을 꾸며내려 하기보다 '이런 점은 부족하지만, 이런 점은 낫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좋다고.

특히 "뽑아만 주시면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데 이 말은 진실성이 없어 보이고 실제로 그렇게 말한 사람을 뽑았더니 결과도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원 부사장은 "지금까지 살아온 것보다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여러분만의 주인의식을 키워 크고 멋진 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