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북한이 계획경제에서 탈피해 '6·28 새경제관리체계'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진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경제개선 조치를 취하려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9일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6일부터 새 경제관리체계 도입과 관련한 강연회가 진행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며 "새 경제관리체계와 관련한 해설자료를 지방당국에 내려보내 공장·기업소, 인민반 별로 설명회를 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새 관리체계는 국가가 생산계획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공장·기업소가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생산물의 가격과 판매방법도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했으며, 농업분야에서는 일정량을 국가가 가져가던 정량제 방식을 탈피해 전체수확량에서 70%는 당국이, 나머지 30%는 농민이 가져가는 정률제로 바꿨다.
그는 "그러나 개인이 마음대로 공장·기업소를 설립할 수 없고, 기업소 간부들도 예전처럼 노동당이 임명하거나 해임한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새 경제관리체계에 따라 생산과 판매, 수익과 분배를 공장·기업소가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됐다"며 "국가기관 사무원과 교육, 의료부문 종사자 등에 한해서만 국가가 배급을 하고 기타 근로자들의 배급제는 폐지됐다"고 소개했다.
협동농장이나 공장·기업소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이번 조치는 시장의 확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그동안 불법적이거나 음성적으로 묵인됐던 것들을 공식화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27일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경제관리방식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 중이며 협동농장의 분조 단위 축소, 기업의 경영자율권 확대, 근로자 임금 인상 등을 개편내용으로 보고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새 경제관리체계에 대해 "부분적,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개선조치를 전면적으로 시행중인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배급제 포기에 대해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근간인 배급제를 공식 폐기한다면 북한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공식포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