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나는 그리스가 국민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개혁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저녁 베를린을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총리와 만찬 회담을 앞두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에 구제금융 조건 및 개혁 이행을 촉구하며 이 같이 말하면서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2차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2013년과 2014년 예산에서 115억 유로를 절감하는 등 긴축 약속을 이행해야 하지만, 사마라스 총리는 최근 언론을 통해 "숨 쉴 공기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더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야속한 메르켈은 이 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구제금융 조건 및 개혁 이행과 관련해 숨 쉴 공기를 주기는커녕 여전히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것.
메르켈 총리는 또 "우리 모두가 각자의 의무를 준수하는 것은 나에게 중요하다"며 "트로이카의 보고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인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내달 5일께 그리스를 방문해 그리스의 긴축 이행 실적과 앞으로 계획을 평가한 후 내달 보고서를 내놓고 이를 기준으로 구제금융 차기집행분 제공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올랑드 총리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면서 "그리스가 필수적인 노력을 함으로써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그리스에 달렸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은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24일 메르켈 총리, 25일 올랑드 총리와 각각 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그리스 문제와 함께 지난 6월말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유럽 차원의 범국가적인 은행감독체계 구축 관련 실행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