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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대웅전 화재로 전소… 단풍 절정 맞아 방문한 행락객들 발동동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31일 오전 2시10분께 전북 정읍시의 내장사(內藏寺) 대웅전(89㎡)이 화재로 전소됐다.

대웅전 안에 있던 불화(佛畵) 3점과 불상 1점도 소실됐다.

대웅전 화재는 전기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주 내장산 단풍이 가장 절정인 가운데 내장사를 찾은 행락객들은 뜻하지 않은 화재로 대웅전이 전소되자 발을 동동 굴렀다.

전북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내장사 대웅전 내부의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대웅전에 설치된 전기 난로 주변에서 불꽃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장사 관리자인 권모(60)씨는 "보안업체의 연락을 받고 대웅전에 불이 난 것을 알았다"며 "불이 대웅전 내부로 번지면서 삽시간에 건물 내·외부가 모두 불에 탔다"고 말했다.

경찰도 외부 침입으로 인한 방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민성홍 경위는 "CCTV를 판독하니 그 시간대 대웅전에 출입했던 사람이 없고 내부에서 불이 났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정확한 화인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웅전이 목조로 지어져 삽시간에 불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소된 천년고찰이자 가을철 남쪽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오색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감싸고 있어 가을철이면 불자는 물론이고 단풍 행락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내장사의 대웅전은 절의 중앙에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이 절은 백제시대(636년)에 창건됐으며 여러 차례 소실과 재건을 거듭하다 1938년에 현 위치에 지어졌다.

대웅전도 한국전쟁 때 내장사 대부분이 전소했을 때 함께 불탔다가 1958년 재건돼 오늘의 모습을 갖췄다.

특히 대웅전은 일제 강점기 당시 독립자금을 댔던 민족종교 '보천교'의 정문에 속하는 보화문을 해체 복원한 것이어서 역사적 사실을 아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보화문은 애초 2층 형태의 건물이었으나 2층은 생략되고 내장사로 옮겨와 대웅전으로 복원되면서 단층으로 축소됐다.

다른 사찰의 대웅전과 달리 내장사 대웅전을 받치는 높이 3m가량의 기둥이 모두 돌로 된 점도 독특하다. 또 못을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고 지어진 목조건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