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불황과 경쟁 격화로 인해 '공멸 위기'에 처한 주유소 업계가 6년만에 전국적 경영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등 위기 탈출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달 개별 주유소의 경영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모든 주유소에 손익계산서 등의 경영자료를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주유소협회가 회원 업소의 재정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주유소들 사이에 이대로 가다간 다 같이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있다"며 "이번 조사는 업계의 살길을 모색하기 위한 협회 차원의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들어 9월 현재 경영난으로 폐업한 주유소 수는 모두 21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5개에 비해 35.4%나 늘었다.
자금 사정 악화로 한시적으로 문을 닫은 휴업 주유소 수도 430개로 역시 5.3% 증가했다.
9월 휴업 주유소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8월(436개) 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3% 비율로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불황 속에 진행되는 이번 경영실태 조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의 한 주유소 업주는 "주유소 경영실태 조사가 부활한 것은 그만큼 최근 몇 년 새 주유소 업계에 닥친 불황의 늪이 깊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전국 1만3200여개 주유소 중 최소 5%(660여개) 이상 회신율이 나오면 공신력 있는 컨설팅업체에 분석을 맡겨 보고서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정부 관계 부처 등과 주유소 업계 지원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