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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성장률 39개월만에 서비스업에 추월 당해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제조업 성장률이 39개월 만에 서비스업에 추월당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주요 수출품의 국외 생산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에서는 '수출대국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엔진이 식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들은 대부분 국외에서 생산되고 있어, 이들의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 성장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조업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 성장률은 2.4%로, 제조업의 약 두 배다.

제조업 성장률이 서비스업에 역전당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인데, 격차도 2배나 벌어져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2009년 2분기 당시 제조업은 -7.1%, 서비스업은 0.4% 성장해 둘 간의 차이가 7.5%포인트였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기는 하다.

그러나 금융위기 직후 2009년 3분기 1.8%를 기록한 이래 2011년 1분기까지 9.5~13.1%의 고공행진을 했던 제조업 성장률이 2011년 2분기 7.5%로 뚝 떨어진 이후 올해 1분기 4.1%, 2분기 2.6%에 이어 3분기 1.3%를 기록하며 0%를 향해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서비스업 성장률은 2009년 2분기 0.4%, 2009년 3분기 1.0%에서 2009년 4분기~2012년 2분기 2.5~4.9%로 큰 부침이 없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부진은 세계경기 침체로 국외수요가 줄어든 것과 함께 자동차 노동자의 파업과 같은 특수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생산시설의 국외 이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제조업 성장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국내 기업이 외국공장에서 생산한 것은 우리나라가 아닌 현지 국가의 경제성장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인 스마트폰은 2012년 1분기 현재 80%가 나라 밖에서 만들어졌다. 2010년의 16%에 비하면 무려 5배 가까이 국외 생산이 늘어난 것이다.

자동차 역시 올해 상반기 현재 73%가 국외 생산품이다.

이에 따라 올해 1~3분기 제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기여도는 각각 1.1%포인트, 0.8%포인트, 0.3%포인트로 서비스업(1.3%포인트, 1.4%포인트, 1.2%포인트)에 내리 뒤처졌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성장률엔 들어가지 않지만, 국외생산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는 결국 우리나라의 몫이다"며 "세계 경기가 회복하면 제조업 성장률 역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