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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자동차 급발진 2차 조사 결과 발표

[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자동차 급발진 주장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민·관 합동 조사반을 운영해 오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8월 30일의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지난 21일에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조사 발표한 내용은 그 동안 급발진으로 추정·의심된다고 언론에 보도돼 합동 조사반에서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6건의 사고 중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BMW 528i 사고 차량과 올해 초부터 자동차안전연구원에 급발진 의심으로 신고된 118건 중 사고 기록 장치가 부착되고 에어백이 터지는 등 조사 조건을 갖춘 2건(YF소나타 LPG 차량, SM5 LPG 차량)등 총 3건이다.
 
우선 조사 대상 6건 중 2건의 조사 결과는 지난 8월말에 발표(용인 풍덕동 스포티지R, 대구 와룡시장 그랜저)됐고, 나머지 2건은 사고 당사자들이 조사 결과의 공개에 동의하지 않아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발표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대구 효명동 앞산순환도로 YF소나타 차량은 사고차량 소유자 측에서 발표 이틀 전(19일) 개인 일정을 이유로 21일 공개에 반대하며 사고 기록 장치 공개를 거부했고, 불가피하게 조사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구 효명동 YF소나타 차량의 경우, 사고 당사자가 합동 조사반에 사고 기록 장치의 분석을 의뢰할 경우 언제라도 분석에 응할 예정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에 급발진이 의심된다고 신고된 118건 중 2건만 조사해 발표한 이유는 신고된 차량에 사고 기록 장치가 부착돼 있지 않거나(76건), 사고 기록 장치가 있더라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사고 당시 상황이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36건).

또한 이미 폐차됐거나 사고 당사자들이 조사 또는 결과 발표에 반대(4건)한 경우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2차 조사 결과는 당초 올 10월말까지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대구 앞산순환도로 사고 차량의 소유주 측에서 EDR을 먼저 분석할 것을 요구하며 조사에 필요한 사고 차량을 제공하지 않아 사고 차량의 제동장치 등 기계장치의 조사에 차질이 있었다.

또한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사고가 발생한 BMW 528i 차량의 엔진제어장치(ECU) 이상 유무 조사를 위한 공인분석기관의 정밀분석이 당초 예상했던 기간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 앞산순환도로 YF소나타 사고의 경우 사고 차량의 사고 기록 장치는 사고 당사자의 제공 거부로 21일의 조사 발표 현장에서 공개하지 못했으나, 사고 차량에서 사고 순간에 나타났던 차량의 가속 정도(15초 동안 130㎞/h까지 상승)가 정상적인 차량에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일부 전문가와 언론의 주장에 대해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사고 구간의 도로 조건(기울기 -7%)과 유사한 조건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모의 주행 시험을 실시한 결과 약 13초 만에 130㎞/h에 도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BMW 528i 사고의 경우, 사고 기록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 차량의 엔진제어장치(ECU), 전자식가속제어장치(ETCS) 등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엔진제어장치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차량 속도 214㎞/h', '제동등 점등', 'ABS 작동'으로 기록됐으나, 구체적 제동 시점과 ABS 작동 시점은 사고 기록 장치가 없는 관계로 확인할 수 없었다.
 
기계적 결함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공인 분석·시험기관인 한국전자부품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엔진제어장치(ECU) 외관 검사·X-Ray·초음파 등 비파괴 검사와 단면 분석·Decapsulation 분석·SEM/FIE 분석 등 파괴 검사에서도 기계적인 오작동을 일으킬만한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보다 정밀한 조사를 위해 사고 차량에 부착돼 있던 엔진제어장치(ECU), 전자식 가속제어장치(ETCS) 등 6종을 사고 차량과 같은 BMW 528i 차량에 장착해 급가속 시험, 제동 시험, 전자파 내성 시험 등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이상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및 영상 기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에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사고기록장치(EDR) 설치 여부에 대하여는 차량 제작사인 BMW 코리아로부터 공식적으로 사고 기록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음을 통보받았으며, BMW 본사 기술진이 자동차안전연구원을 방문해 실제 검증 시험을 통해 사고 기록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다만, 사고 차량 운전자가 사고 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사고 순간에 '제동등 점등'과 'ABS 작동' 기록이 확인됐으므로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제작사인 BMW에 명확한 소명을 요구하고 그 소명 내용에 따라서 추가 조사 등 향후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기타 급발진 추정 사고로 신고된 2건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사고기록장치(EDR)를 직접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에서도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동안 급발진 가능성 또는 급발진의 원인을 밝혀냈다고 주장해 왔던 외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해 급발진 발생 가능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후, 실제로 급발진이 일어나는지 여부에 대해 공개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개 실험과 관련해 국토부는 그 동안 급발진 원인을 규명했다고 주장하거나, 급발진 가능성을 주장해 온 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합동 조사반은 지난달 30일 KBS '시사기획 창'에서 자동차 급발진과 관련해 보도한 내용 중 '사고 차량(그랜저)의 엔진제어장치(ECU)를 정상적인 동종 차량에 장착했을 때 급발진이 발생한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보도된 내용대로 급발진 현상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공동 재현 시험을 실시할 것을 KBS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앞으로는 급발진 추정 또는 의심 사고 접수 시 EDR이 장착되고 에어백이 작동돼 사고 당시의 상황이 사고기록장치(EDR)에 기록된 경우에는 EDR 현장 공개를 원칙으로 조사를 추진하기로 하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조사 과정의 공정성 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급발진 조사가 종료 되는대로 제3의 연구기관에 민·관 합동 조사반의 조사 활동에 대한 신뢰성 등의 검증을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