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36개월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가방에 담아 주남저수지에 몰래 버린 친엄마가 아들을 죽일 계획을 미리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3일 수사 브리핑에서 남편과 불화로 지난 9월 가출한 뒤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던 최씨가 아들을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뒤 가방에 시신을 담아 주남저수지에 유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최씨가 고의로 아이를 살해했다고 보고 폭행치사가 아닌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2일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또 공범 없이 최씨 혼자 저지른 범행이라고 결론내렸다.
조사 결과, 최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공원에서 손발로 아들을 때리고 밟아 숨지게 한 뒤 미리 준비한 검은색 가방에 7㎏, 4㎏짜리 돌멩이 2개와 함께 넣어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 버렸다.
아이가 숨진 장소는 최씨가 당초 진술한 공원 공중화장실이 아니라 공중화장실 옆 숲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에서 아이를 때리기 시작해 화장실 옆 숲으로 데려가 발로 밟거나 걷어차는 등 재차 폭행, 넘어진 아이가 뇌출혈을 일으켜 숨지게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씨는 아들이 평소 많이 울고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데다 음식을 먹으면 자주 토하자 한달전쯤부터 아들과 함께 죽을 결심을 했으며, 범행 일주일 전부터는 이 같은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고 경찰에서 털어놨다.
경찰은 또 최씨가 가출 후 얹혀 살던 정모씨의 집을 아들과 함께 나설 때 미리 빈 가방을 챙긴 점 등을 근거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경찰은 정씨 부부가 범행 현장에서 자신들의 승용차에 최씨를 태워 주남저수지에 함께 간 사실을 확인했다.
최씨는 이들에게 "남편이 공원으로 와서 아들을 데려갔다"고 둘러댔으며, 같은 날 밤 10시10분께 주남저수지에 도착해 '남은 옷가지 등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며 가방을 들고 내린 지 20여분만에 빈 손으로 승용차에 돌아왔다.
경찰은 최씨를 승용차로 태워 준 정씨 부부가 "가슴이 답답하다, 바람을 쐬러 가자"는 최씨의 권유로 밀양을 거쳐 주남저수지까지 동행했을 뿐 범행을 알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주남저수지에서 가방에 담긴 아이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본 정씨 부부가 최씨를 추궁, 자수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