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삼성전자 화성반도체 공장 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해 당시 현장 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늦어지며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성공장 불산 공급 협력업체 STI서비스 관계자를 상대로는 사고당일인 지난 28일 1차 조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그러나 사고현장에 있던 피해자 전원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성동부경찰서는 사고현장을 촬영했던 CCTV 분석에 중점을 두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 사고로 부상을 입은 서 모씨 등 4명은 현재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사고현장에 있던 인부들의 진술을 근거로 1차 수사를 나설 방침이었으나 이들이 치료를 이유로 증언을 거부하면서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
핵심 진술 확보가 지연되면서 사고원인 분석 등을 파악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찰, 국과수, 소방방재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은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현장감식을 시작했다.
경찰은 특히 최초 불산이 유출된 밸브를 10시간 넘게 비닐로 막는 등 안이하게 대처하고 신고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위를 조사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TI서비스가 10여시간 불산 누출에 소홀히 대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현장 처리에 급급해 경황이 없어 신고할 생각을 못했다"고 진술했다.
숨진 박씨에 대한 방제복 미착용 논란과 관련해 화성동부경찰서 류보국 형사과장은 "CCTV로 확인한 결과 사고 당일인 28일 오전 4시 40분 경 당시에는 숨진 박 모씨가 방제복을 입지 않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유족 측은 방제복을 입지 않았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오는 30일 오전 8시 20분 부터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건물 내부에는 미량의 불산이 남아 있지만 외부 유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 28일 오전 7시 30분께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불산 배관교체 수리 과정에서 불산 용액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STI서비스 소속 직원 박모씨(35)가 숨지고 서모씨(56) 등 4명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