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한국인들이 비싼 기름값 때문에 겪는 고통은 세계 32위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2계단이나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주요 60개국의 '유류비 고통 순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하루 평균소득(67달러) 대비 휘발유 가격(1갤론당 6.77달러) 비중이 10%로 32위에 해당됐다.
이는 1갤론(약 3.7ℓ)의 휘발유를 사려면 하루벌이의 10분의 1을 써야한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20위)에 비해서 12단계이나 순위가 하락, 지난해보다 기름값 고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소득 65달러, 휘발유 가격 7.12달러로 유류비 비중이 10.9%였던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1원 줄어든 셈이다.
일본은 소득 129달러로 한국의 2배에 달하지만, 휘발유 가격은 한국보다 약간 낮은 6.70달러(5.2%)로 49위에 올랐고, 중국은 휘발유가 4.74달러로 저렴한 편이지만 소득도 18달러로 낮아 기름값 고통이 세계에서 9번째로 높았다.
조사대상국 중 기름값 고통이 가장 큰 곳은 파키스탄으로, 휘발유 가격(3.99달러)이 하루 평균수입(3.55달러)을 웃돌았다.
이어 인도, 필리핀, 나이지리아,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터키, 루마니아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반면 기름값 고통이 가장 낮은 국가는 석유부국인 베네수엘라로, 휘발유 1갤론당 가격이 0.06달러(약 63원)로 세계에서 가장 낮아 소득 대비 유류비 비중이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0.7%), 아랍에미리트(0.9%) 등 중동의 산유국들도 기름값 고통이 거의 없는 곳으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