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금융완화정책을 펼치면서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계거래소연맹(WFE)의 20개 거래소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현재 55조1000억 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였던 2009년 3월9일(25조5000억 달러)의 배 이상으로 불어났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인 2011년 5월1일(56조1000억 달러)의 98.2% 수준에 육박했다. 이는 역대 최고였던 2007년 11월6일(62조3000억 달러)에 비해서도 88.4%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세계 시총은 지난 2007년 11월 60조 달러를 넘으면서 정점을 찍었지만 이듬해 터진 금융위기로 2009년 초반 최고치 대비 절반 이하인 25조 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이후 금융위기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2011년 상반기 56조 달러로 늘었으나, 이번에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터지면서 같은 해 10월 42조 달러까지 줄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일본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9월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발표에 힘입어 50조 달러를 넘어섰고 최근 들어 일본까지 양적 완화에 가세하면서 55조 달러를 돌파했다.
국가별로는 20일 현재 미국이 18조 달러로 전 세계 시총의 32.7%를 차지했고, 한국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더한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1조 1000억 달러로 세계 증시의 2.0%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 시총은 2007년 말 1조 1000억 달러를 넘었으나 금융위기로 이듬해 5000억 달러로 급감했고, 이후 2010년 말에
1조 1000억 달러로 올라선 후 작년 말에도 1조 100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1조∼1조 1000억 달러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박상현 상무는 "세계 경기 회복으로 위험 자산 선호현상이 증가했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양적 완화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주요국 증시가 빠른 속도로 상승했고 시가총액도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 상무는 "유럽 지역 주식시장이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2007년의 세계증시 고점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대상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중국, 일본, 한국 등 WFE 회원거래소의 시가총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