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대학가 주민들이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에게 보증금이 없는 '착한 자취방' 등 저렴한 주거시설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서울시내 자취시설을 운영하는 주민들의 모임인 대학촌 지역발전협의회는 이번 1학기부터 일반 대학 기숙사보다 저렴하고 보증금이 없는 '착한 자취방·주민 기숙사'를 시범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학기 서울 행당동과 회기동 두 곳에서 20명으로 시범운영을 하고 다음 학기나 내년부터 수용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협의회는 오는 28일까지 한양대, 건국대, 경희대 등 서울 동부지역 7개 대학의 기숙사 신청 탈락자, 저소득층과 사회적 기업의 임직원 자녀 등을 대상으로 사생 2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주민 기숙사는 기존의 원룸을 2인 1실로 개조해 보증금 없이 월 20만원에 제공한다.
사립대 기숙사가 평균적으로 2인 1실에 월 30만원, 1인 1실에 월 40만원 이상 하는 것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착한 가격이다.
협의회 김광우 사무총장은 "기숙사는 부족한 반면 원룸은 비용이 부담스러워 빈방이 많다"며 "우리가 보증금을 포함해 약간의 비용을 포기하면 원룸을 이용할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주거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원 1명이 평균 10개의 원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 1개 씩만 '주민 기숙사'로 전환해도 2000명(2인 1실 기준)의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주거문제도 해결하고 빈방도 채울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라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광진구와 성동구 등 서울 동부지역에서 자취시설을 운영하는 주민 1000여명이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과 자취시설의 공실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지난해 11월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