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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무리한 경영'…작년 소송액 1조원 넘어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덩치를 키우기 위해 무리한 외형 경쟁을 벌인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해 금융소비자와 기업들로부터 예년보다 훨씬 많은 소송을 당했거나 소송이 진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29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4대 금융지주가 금융소비자나 업체로부터 당한 소송건수는 1716건으로 2011년 995건에 비해 72.5% 급증했다. 소송금액도 2011년 2조682억원에서 2조8976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의 피소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동안 금융지주사들이 실적경쟁을 벌이면서 제대로 실사를 하지 않은 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인수합병(M&A)지원, 지급보증 등 무리한 경영을 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지주별 소송금액은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KB금융 순으로 많았다.
 
우리금융(회장 이팔성)은 소송액이 1조원을 돌파해 1조38억원에 이르렀고, 신한금융(회장 한동우)은 두번째로 많은 7544억원이었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회장 김정태)은 2011년보다 두배 반이 늘어 6997억원의 소송이 진행중이거나 당했으며 KB금융(회장 어윤대)은 4395억원으로 소송액이 가장 적었다.

소송건수 역시 우리금융이 504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금융이 465건으로 다음이었으며,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각각 425건과 322건이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김인호씨 등 409명으로 당한 분양대금 반환 및 채무부존재 소송(531억원)과 서초세무서의 압류예금 지급 관련 소송(450억원), 인수한 경남은행이 2010년 공평1차유한회사로부터 당한 금융사고 관련 소송(650억원) 등이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호제지 주식의 불법매각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이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 행사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유로 92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신한은행이 중개한 기업어음을 신용공여를 한 다른 은행이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하자 원고측이 어음 중개관련 하자담보책임을 들어 650억원의 보상을 청구한 것 등이다.

이밖에도 위조된 지급보증서를 토대로 물품을 납입한 원고가 대금을 받지못하자 지급보증을 한 신한은행에 436억원의 지급보증 책임을 요구한 것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한편 하나금융의 소송 건수와 금액이 지난 2011년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외환은행 인수에 따라 외환은행에 제기됐던 소송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현대상선으로부터 피소된 3255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인수받아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