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올레드' 기술 빼낸 혐의로 압수수색 당해

[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경찰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최신 핵심기술을 빼낸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LCD 특허를 둘러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법정 공방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아산·천안·기흥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3곳과 아산시 탕정면에 있는 본사 등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를 통해 올레드 패널 기술을 빼낸 혐의를 포착하고 이날 압수수색에서 올레드 사업 담당부서의 컴퓨터에 저장된 관련 자료를 집중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기술을 지난 2010년께 LG디스플레이 협력사를 통해 빼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5년 전부터 LG디스플레이 협력사 등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OLED TV용 패널 제조 기술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오랜 기간에 걸쳐 LG디스플레이의 OLED 관련 기술을 유출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한 정황을 잡았다"고 말했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올레드는 LCD(액정디스플레이)의 액정과 달리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로 빛의 표현 범위가 LCD보다 크고 반응 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뛰어난 화질을 구현, LCD를 대체할 차세대 TV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특히 삼성과 LG는 그동안 올레드 기술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를 출시했고,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LG전자에 앞서 미국의 안전 규격 기관인 UL에서 화질 인증을 받는 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협력사의 기술유출 혐의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경찰의 방문조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수사가 진행되면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