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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 남녀간 결혼 인식차도 더 벌어져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 점점 희석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인식 차가 남녀간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지난해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여성은 13.3%에 그친 반면 미혼 남성은 이보다 2배 많은 25.8%가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3년 전 조사에서는 이같이 답한 남녀가 각각 23.4%와 16.9%로 6.5%였지만, 지난해는 이 격차가 12.6%로 2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남성은 소폭 증가한 반면 여성은 더 감소했고, 여성은 8명 중 1명만, 남성은 4명 중 1명만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회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또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와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미혼 남성이 2009년 69.8%에서 지난해 67.5%로 소폭 줄었고 미혼 여성은 63.2%에서 56.7%로 감소 폭이 남성보다 더 컸다.

결혼 기피와 지연의 이유로는 남성(87.8%)과 여성(86.3%) 모두 '고용 불안정'과 '결혼비용 부족'을 우선으로 꼽아 이 문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실제로 미혼 남성의 40.4%, 미혼 여성의 19.4%가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혼에 대한 인식도 여성이 더 관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자 대상 조사에서 '이유가 있으면 이혼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 2003년 18.6%, 2006년 13.8%에서 지난해 26.9%로 급증했다.

특히 기혼 여성은 28.4%가 '사유가 있으면 이혼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해 기혼남성(20.3%)보다 8.1%포인트 높았다.

이번 조사연구를 수행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원은 "외국과 달리 혼인관계에서 대부분의 출산이 이뤄지는 한국사회에서 결혼의 가치관이 퇴색하는 풍조는 출산율 회복을 막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