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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악…못 믿겠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신뢰도↓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세웠던 최근 행보를 감안하면 한은은 정책 일관성을 잃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한달 만에 정책 방향을 바꿈에 따라 시장과의 정책 소통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

"한은 총재에 대한 신뢰성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7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50%로 인하한 것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김중수 한은 총재가 4월 기준금리 동결 이후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그는 정부의 외압과 한은을 둘러싼 갖은 의혹에도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했다. '무차별적 금리 인하보다 신용정책이 필요하다'는 발언은 시장의 공감을 얻었다. 신용 수축기에 접어들면서 금리 인하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는 반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 며칠 사이에 그의 행보가 180도 변한 것이다. 그는 추경의 효과 극대화 및 국제공조를 감안해 인하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승 연구원은 "4월 금통위 이후 ECB(유럽중앙은행), 호주의 금리인하 말고는 크게 변화한 요인이 없었고 한은의 양호한 경기판단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김중수 총재의 동결 의견이 확고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상에 크게 벗어나는 결정이다"며 "추경의 효과를 감안했다면 굳이 지난 4월 금통위에서 동결을 주장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추경안을 확정하며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방관할 경우 자칫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추경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는 것은, 결국 정책공조가 이번 금리인하의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박종연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에 1명만이 반대했다는 점에서 기존에 금리동결을 주장했던 총재와 부총재, 문우식 위원 등 한은권 인사들이 의견을 바꾼 것으로 보이며, 임승태 위원만이 금리인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금리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결국 최근 국내외 경제지표 부진과 정부와 시장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한은 집행부가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중수 총재에게는 '정치적 외압 등 이해관계에 끌려다니는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그를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The World's Worst Central Bankers)로 꼽기도 했다.

박형민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가장 기본인 '예측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실 위기 상황이 아닌 이상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성의 정책은 피해야 한다"며 "시장 및 경제 주체들의 행동이 일관성 있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책의 효과는 반감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