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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은 삼성 직원 아니에요?"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25일과 26일 양일간 서울 수도권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이하 서비스센터) 앞에는 이색 풍경이 이어졌다. 양일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및 동수원지점, 사당, 용산, 용인, 동인천에 위치한 서비스센터 앞에는 삼성전자서비스(주)의 위장도급 의혹을 비판하고, 근로기준법준수를 요구하는 피켓을 든 사람들이 등장해 지나는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금속노조 삼성지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시민사회단체 등이 주축이 된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권리찾기를 지지하고,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의혹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1인 시위를 통해서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사실상 삼성전자서비스와 직접고용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조합 가입방해행위를 비판하면서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각 지역 서비스센터에서 1인 시위가 이어지자, 삼성전자서비스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본사가 위치한 수원센터에서는 관리자의 사진촬영과 방해가 있었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이어졌으며, 서비스 노동자들이 음료수를 건네는 등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26일 동인천 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한 기선 활동가는 "마침 오늘 동인천 센터 기사 면접이 있는 날이라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한결같이 '삼성이 아니었어'라며 놀라워 했다"고 현장 반응을 전했다. 이곳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삼성직원이 아니었냐면서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렇게 기사 면접을 보러 온 사람조차 당연히 삼성직원으로 생각할 정도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삼성 직원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이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7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근로실태와 고용관계가 폭로된바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위장도급을 행하고 있다는 의혹은 물론, 삼성이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또한 민주사회를 변호사회와 서비스노동자들은 25일 노동부에 삼성전자서비스를 근로기준법위반과 최저임금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위장도급 의혹을 밝혀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등으로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에 들어가는 한편, 노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원만한 사태해결 노력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말 것을 강요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긴급하게 직접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시민사회단체 차원의 공대위가 구성되기 전까지, 서비스 노동자들이 삼성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도록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한편, 이 사건을 더 많은 시민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이번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당사자들인 서비스 노동자들의 커뮤니티에는 자신들의 요구와 행동이 정당하는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는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한 노동자는 앞으로도 정당한 권리찾기를 위해, 노동조합 가입 및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함께 경주해 나갈 것을 천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분위기를 전해왔다.

실제로 전국의 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가입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이미 상당수가 노동조합 가입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 1인 시위를 제안한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삼성전자서비스의 부당노동행위를 감시하고 서비스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행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7월초에는 금속노조와 진보정당등 전국적인 조직이 참여해서 전국 동시다발로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을 갖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고민하고 있어, 노동조합을 준비중인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